전 이용자 위약금 면제·데이터 100GB 등 대규모 고객 보상
5년간 1조 투자 ‘정보보안 혁신TF’ 출범…전사 체계 전면 개편

KT가 역대급 서버 해킹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전 이용자 위약금 면제와 대규모 보상, 전사적 보안 혁신에 나섰다. 정부가 “안전한 통신 서비스 제공 의무를 위반했다”며 계약상 책임을 명확히 한 데 따른 조치다. KT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향후 5년간 1조 원을 투입하는 구조적 보안 혁신으로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KT는 30일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고객 사과와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민관 합동 조사단은 KT 서버 3만3000대를 점검한 결과 94대가 BPF도어, 루트킷, 디도스 공격형 코드 등 악성코드 103종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과정에서 KT가 지난해 3월 일부 감염 서버를 자체 인지하고도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채 내부 조치로 무마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KT가 이용자에게 안전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약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전 이용자 위약금 면제를 공식 요구했다.
이날 김영섭 대표는 “침해사고로 피해를 입은 고객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조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고객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위약금 면제와 대규모 보상책을 동시에 내놓은 것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KT는 이동통신서비스 계약 해지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내년 1월 13일까지 위약금을 면제한다. 적용 기간은 2025년 12월 31일부터 2026년 1월 13일까지이며, 9월 1일부터 이달 30일 사이 이미 해지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한다. 다만 9월 1일 이후 신규·기기변경·재약정 고객과 알뜰폰, IoT, 직권해지 고객은 제외된다. 환급은 신청 방식으로 진행되며 해지일과 신청일에 따라 내년 1월과 2월에 걸쳐 순차 지급된다.
신뢰 회복을 위한 ‘고객 보답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위약금 면제 종료일 기준 이용 중인 전 고객에게 2월부터 6개월간 매달 100GB 데이터를 자동 제공한다. 로밍 데이터는 50% 추가 제공하고 기존 로밍 혜택은 6개월 연장한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OTT 2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6개월 이용권을 제공한다. 커피, 영화,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등 생활 밀착형 제휴처를 중심으로 한 멤버십 할인도 6개월간 운영한다. 피싱·해킹, 온라인 쇼핑 사기, 중고거래 사기 피해를 보상하는 ‘안전·안심 보험’은 2년간 제공하며 만 65세 이상 고객은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적용된다. 고객 문의 대응을 위해 전담 상담센터도 운영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 차원의 ‘정보보안 혁신TF’를 출범한다. 네트워크와 통신 서비스 전반의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장비·서버·공급망을 통합 관리해 취약 요소를 사전에 차단한다. 개인정보 보호 조직을 확대하고 CISO를 중심으로 한 책임 체계를 명확히 해 보안을 경영 핵심 과제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5년간 1조 원을 투입해 제로 트러스트 체계 확대, 통합 보안 관제 고도화, 접근 권한 관리 강화, 암호화 확대 등 핵심 역량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김 대표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보다 안전하고 신뢰받는 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