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 수시 미충원 368명 정시 이월…자연계 합격선 변동 가능성
원점수는 참고용…표준점수·백분위·변환표준점수 이해해야 '유리'

202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29일부터 시작되면서 수험생들은 수능 성적을 토대로 최대 3개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올해 정시는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3.11%에 그친 ‘불수능’ 여파와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맞물리며 예년보다 변수가 많다는 평가다. 대학별 영어 반영 방식과 탐구 과목 가산점, 변환표준점수 적용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갈리는 만큼 성적 구조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2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6학년도 정시모집은 전국 193개 일반대학에서 진행되며, 원서 접수는 이날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실시된다. 수험생은 가·나·다군에서 각각 1개 대학씩 총 3곳까지 지원할 수 있다.
올해 정시의 가장 큰 변수는 영어 영역이다. 영어는 절대평가지만 1등급 비율이 3.11%로 낮아지면서 실질적인 변별력이 커졌다. 같은 등급이라도 대학별 반영 점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경희대는 영어 1~2등급에 감점을 두지 않는 반면, 한국외대 인문계열은 2등급 점수가 1등급보다 1.5점 낮다. 영어 2등급 수험생이라면 대학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다수 대학은 2등급과 3등급 간 점수 차를 1·2등급 간보다 크게 설정하고 있다. 영어 3등급 이하 수험생의 경우 등급 간 점수 격차 구조를 확인하지 않으면 지원 전략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올해 영어 3등급 이하 비율은 82.54%로 전년 대비 5.11%포인트 늘었다.
탐구 영역에서는 ‘사탐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자연계열 수험생 다수가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했지만, 이는 대학별 가산점 구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연세대·고려대·서울시립대는 과학탐구에 3%, 성균관대는 최대 5%, 이화여대는 6%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과학탐구를 유지한 수험생이 대학 선택에 따라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인문계열에서는 사회탐구 가산점을 주는 대학도 적지 않다. 중앙대 인문계열은 사회탐구 응시자에게 탐구 변환표준점수의 5%를, 숙명여대와 서울시립대 인문계열은 3%를 가산한다. 계열별·대학별 탐구 반영 방식에 따라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이 정시로 이월된 규모가 늘어난 점도 변수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 자연계열을 중심으로 수시에서 충원되지 않은 368명이 정시로 이월됐다. 최근 4년 중 최대 규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모집 인원이 늘면서 합격선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고, 연쇄적으로 중상위권 대학의 추가 합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시 지원의 기본은 수능 성적표에 기재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다. 원점수는 가채점 참고용일 뿐 대입 전형에는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 표준점수는 과목 난이도에 따른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며, 백분위는 본인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의 비율을 뜻한다. 특히 동점자가 많은 탐구 영역에서는 백분위의 중요성이 크다.
여기에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산출하는 변환표준점수와 영역별 가중치를 적용한 환산점수가 최종 합격을 좌우한다. 연세대는 탐구 백분위에 따라 세분화된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하고, 서울시립대는 사회·과학탐구에 따라 같은 백분위라도 점수를 달리 부여한다. 일부 대학은 환산점수 계산기를 제공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시 원서 접수는 ‘진학어플라이’와 ‘유웨이어플라이’를 통해 가능하며 전형료 결제까지 마쳐야 접수가 완료된다. 가군은 1월 5~12일, 나군은 13~20일, 다군은 21~28일 전형이 진행되며 합격자 발표는 2월 2일까지 이뤄진다. 입시 전문가들은 “표준점수와 백분위 구조, 대학별 환산 방식에 대한 이해 없이 지원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모집 요강을 끝까지 확인한 뒤 유불리를 따져 신중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