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열기 식자…美 완성차 업계, 전략 급선회

美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 후 수요↓
GM·포드 등 멀티 파워트레인으로 전략 전환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 테슬라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애너하임(미국)/AP뉴시스 )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이어 미국 전기차 보조금 종료 등으로 전기차 시장 수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하이브리드 중심의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현실이 도래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대규모로 진행하던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병행하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7500달러(약 1100만 원)씩 지급하던 전기차 보조금을 9월 말 조기 종료하면서 소비자 수요가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 조언과 집계된 통계 등을 종합해 보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 9월 10.3%까지 증가했었지만, 올해 4분기에는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미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올인’ 전략을 빠르게 수정하는 모양새다. 미국 내에서 전기차 투자 규모가 가장 컸던 GM은 전기차 투자를 축소하면서 16억 달러의 재무적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일부 설비를 대형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에 활용하고, 향후 PHEV 차량도 선보일 계획이다.

포드도 전기차 사업 순위를 재편하면서 올해 4분기 195억 달러의 특별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할 예정이다. 또 순수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투자를 집중하고, 차세대 대형 순수 전기 F-시리즈 트럭 개발을 취소하는 대신 F-150 라이트닝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확장 주행 하이브리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CNBC는 혼다와 닛산, 포르쉐, 볼보, 재규어 등 전기차 전환을 공격적으로 선언했던 기업 역시 투자 계획을 취소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전기차 수요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테슬라의 성공에서 비롯됐다고도 지적했다. 스테파니 브린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모빌리티 관계자는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을 만든 게 아니라 테슬라라는 브랜드를 위한 시장을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러미 롭 콕스 임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기차 보조금 종료로 끌어올렸던 수요와 판매가 둔화했다”며 “내년이 전기차 시장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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