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기업·10명 임원 제재 대상 올려
팔머 럭키 안두릴 설립자도 포함
제재 실효성은 없어…전면적 충돌 피하려는 의도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노스럽그루먼과 L3해리스의 해양 부문, 보잉 세인트루이스 지사, 깁스앤드콕스 등 미국 방산기업 20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제재 내용은 중국 내 자산 동결과 중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다.
중국은 기업뿐 아니라 방산업체 경영진 개인도 겨냥했다. 안두릴인더스트리스 창업자인 팔머 럭키와 댄 스무트 밴터 최고경영자(CEO) 등 10명에 대해 중국 내 자산 동결과 함께 중국 본토·홍콩·마카오 입국 및 거래를 금지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최근 대만에 대해 대규모 무기 판매를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주 미사일, 드론, 포병 체계 등을 포함한 최대 110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 패키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역대 최대 수준 무기 판매 중 하나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에서 선을 넘는 도발 행위에는 단호한 대응이 따를 것”이라며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기업과 개인은 잘못된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시장과 외교가에서는 이번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제재 대상 기업과 임원 대부분은 중국 내 사업이나 자산이 거의 없고 일부는 이미 중국 상무부의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경제적 타격은 제한적이어서 정치적 메시지를 통해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강경 입장을 재확인하는 성격이 짙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의 핵심 갈등 요인으로 남아 있다. 지난달 전화 통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만의 중국 복귀는 전후 국제 질서의 중요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양국은 관계 관리에 나서고 있다. 미·중은 최근 1년간의 무역 휴전에 합의했다. 중국은 스마트폰부터 미사일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핵심 산업에 필요한 희토류의 미국 접근을 보장하고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일부 인하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이번 제재는 전면적 긴장 고조를 피하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한 ‘레드라인’을 분명히 하려는 계산된 대응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