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 더 끌려"…고가 피규어 대신 '키링' 스몰 럭셔리 부상

2025년 캐릭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라부부(Labubu)'의 바통을 1970년대 레트로 캐릭터 '몬치치(Monchhichi)'가 이어받고 있다. '못생김의 매력'을 앞세운 피규어 수집 열풍이 연말을 기점으로 실용성과 감성을 더한 '꾸미기' 트렌드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MZ세대의 지갑을 열게 한 주역은 단연 라부부였다. 다크한 세계관과 독특한 외형을 지닌 라부부는 한정판 마케팅과 맞물려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선 '힙한 오브제'로 자리 잡았다.
반면 최근 급부상한 몬치치는 결이 다르다. 손가락을 입에 문 순박한 표정의 원숭이 캐릭터인 몬치치는 피규어 진열장 대신 가방과 파우치에 매달려 거리로 나왔다.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가방 꾸미기(백꾸)'와 '키링 레이어드' 문화에 최적화된 아이템으로 재소환된 것이다.
두 캐릭터의 흥행 바통 터치는 경기 흐름과도 무관치 않다. 업계는 불확실한 경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 패턴이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한정판 피규어에서,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수만 원대 '스몰 럭셔리'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접근성 좋은 가격대에 레트로 감성까지 충족시키는 몬치치가 연말 선물 수요와 맞물려 인기를 끄는 이유다.
관련 업계에선 라부부와 몬치치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완벽하지 않은 캐릭터성'을 꼽는다. 정형화된 예쁨보다는 개성 있거나 어딘가 엉뚱해 보이는 캐릭터가 소비자들의 소유욕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캐릭터 시장의 흐름도 단순 수집에서 일상 소비로 확장되는 추세다. 라부부가 캐릭터를 수집의 영역으로 끌어올려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면, 몬치치는 이를 다시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6년에도 레트로와 신흥 IP가 공존하며 취향을 세분화하는 소비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