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 따른 인구 유입 기대가 확산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7일 부동산 전문기업 알스퀘어가 발표한 ‘2025년 데이터센터 리포트’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내 민간 데이터 공급은 연평균 20% 증가했다. AI 기술 확산으로 자산운용사와 오퍼레이터 등 신규 주체의 시장 진입이 늘어나면서 최근 5년간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글로벌 시장 전망도 밝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2023년 3728억 달러에서 2029년 6241억 달러로 6년간 약 350조 원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2028년까지 연간 10조 원 규모의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은 일자리 창출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직접 일자리 1개당 약 6개의 간접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보안, 통신, 유지·보수 등 연관 산업 전반에서 고용 효과가 발생하면서 인구 유입과 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기대감이 집값에 반영되고 있다. 울산광역시가 대표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4주차 울산 매매가격지수는 101.2로 전주 대비 0.1% 이상 상승했다. 7월 이후 18주 연속 상승세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이 0.06%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울산에서는 SK텔레콤과 AWS가 미포국가산업단지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정부도 이 사업을 기반으로 ‘AI 고속도로’ 인프라 구축 구상을 밝힌 바 있다. SK그룹에 따르면 해당 데이터센터 가동 시 약 7만8000명 규모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침체됐던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오룡 1단지’ 전용 84㎡는 11월 4억58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4월 3억8700만 원으로 역대 최저가를 기록한 뒤 반등한 것이다.
오룡지구는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의 배후 주거지로 평가받는다. 해남군은 이번 개발로 약 6조4000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1만95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AI 데이터센터 수혜가 기대되는 분양 단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산 중구 반구동에서는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태화강 센트럴 아이파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용면적 84㎡ 총 704가구 규모다. 미포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해 향후 주택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전남 무안군 오룡2지구에서는 문장건설이 ‘오룡2지구 지엔하임’ 전용면적 84㎡ 총 793가구를 공급 중이다. 삼성SDS 등이 추진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가 들어설 해남 솔라시도의 배후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 포항시 북구 학산동에서는 한신공영이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를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75~114㎡ 총 1455가구 규모다. 포항은 오픈AI와 삼성이 공동 추진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립지로 확정된 지역이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확충이 지역 산업과 주거 수요를 동시에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