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등 SW·IT 부문 임원 인사도 단행⋯모빌리티 기업 전환 가속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자율주행 기술 현장을 직접 찾으며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과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포티투닷 사옥을 방문해 아이오닉 6 기반 자율주행 차량을 시승했다. 시승은 판교 일대 실제 도심 도로에서 이뤄졌으며 차량에는 인공지능(AI)이 주행 전 과정을 통합 제어하는 E2E(엔드 투 엔드)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앞서 포티투닷은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도 자율주행 영상 △자동 주차 영상 등 일반도로 자율주행 시험 영상을 공개했다. E2E 자율주행은 카메라·레이더 등 센서 입력부터 인식·판단·조향·가속·제동까지 전 단계를 하나의 AI 모델로 학습·제어하는 방식이다. 개별 기능을 나눠 처리하는 기존 모듈형 방식과 달리 복잡한 교차로와 보행자 혼재 구간에서도 상황 판단과 주행 제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차세대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글로벌 완성차와 빅테크 기업들이 기술 우위를 두고 경쟁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시승 이후 포티투닷의 기술 개발 성과를 점검하고 자율주행과 차량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인적·물적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실도로 주행 성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전략적 중요도를 재확인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번 방문은 최근 현대차·기아 인적 쇄신과 조직 재정비 이후 이뤄진 첫 현장 행보다. 내부적으로는 소프트웨어 조직 안정화와 개발 기조 유지에 대한 메시지로 외부적으로는 자율주행과 SDV 전환 전략이 흔들림 없이 지속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사임한 송창현 전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의 후임 인사를 검토 중이다.
정 회장이 아이오닉 6 기반 실차에 E2E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공개적으로 시승에 나선 것은 연구개발 단계 기술을 넘어 상용화를 염두에 둔 검증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실제 도로 환경에서의 반복 학습과 데이터 축적이 향후 레벨3 이상 자율주행 구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차량 운영체제(OS) 개발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이다. 그룹은 레벨3 이상 자율주행 기술 확보와 SDV 전환을 중장기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경쟁 가능한 독자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SW) 중심 모빌리티 기업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SW·IT 부문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ICT담당 진은숙 부사장을 현대차 첫 여성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진 사장은 2022년 ICT본부장으로 합류한 이후 글로벌 원 앱 통합과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 등 그룹의 IT 혁신 전략을 이끌어 왔다.
그룹 내 SW 전문기업 현대오토에버 신임 대표이사에는 류석문 전무를 임명, 내정했다. 류 대표는 지난해 현대오토에버 합류 이후 SW플랫폼사업부를 이끌며 IT 시스템과 플랫폼 구축,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등 핵심 프로젝트를 주도해 왔다. 쏘카 최고기술책임자(CTO), 라이엇게임즈 기술이사 등 경력을 통해 IT·모빌리티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쌓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