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솔루션 승부처는 ‘임상 이후’…유통이 성패 가른다

의료AI‧DTx, 신약과 비슷하지만 유통 체계 관건
씨어스–대웅이 보여준 제약사 주도 상업화 모델
해당 제품에 대한 확실한 니즈와 전략 있어야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의료 인공지능(AI)과 디지털치료제 등 디지털헬스케어 솔루션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과 달리 좋은 기술만으로는 현장에서 제품 도입이 쉽지 않다. 이 시장에서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기술이나 임상 성과보다 ‘임상 이후 유통 구조’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신약개발 바이오기업은 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통해 상업화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지만 디지털헬스 솔루션은 임상 이후 유통 과정이 더 중요하다. 기술이전만으로 상업화의 상당 부분을 완성할 수 있는 신약과 달라서다.

디지털헬스 솔루션은 보험 등재를 위한 최소한의 임상 근거를 확보한 이후에도 병원 채널을 직접 공략해야 하고 유통망과 수금 구조까지 설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상업화의 난이도는 임상보다 오히려 유통 단계에서 더 높아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료기기 시장은 제네릭 개념이 없어 동일 행위로 인정되면 독점이 어렵고, 최소 임상으로도 진입 가능한 대신 차별화의 핵심이 유통·영업 역량에 놓이는 구조다.

디지털헬스 솔루션도 제품이 아니라 의료 행위 기반 구조로 시장에 진입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설명이 아니라 충분한 임상·사용 근거를 제시하고 처방·사용 진입 장벽을 낮추는 구조 설계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기기는 설치와 교육이 필수다.

최근 주목받는 의료기기 기업들의 공통점도 여기에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대웅제약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상업화 구조를 구축했고,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메드트로닉과의 협업으로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했다. 아이센스 역시 한독, 동아ST 등과의 협력을 통해 채널을 빠르게 확장해 왔다. 기술 자체보다 누가 유통을 쥐고 있느냐가 성과로 이어진 사례들이다.

특히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사례는 유통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씨어스테크놀로지의 매출 대부분이 대웅제약에서 발생하지만, 이는 단일 고객 의존 리스크라기보다 유통을 내재화한 전략적 선택이다.

▲이후만(왼쪽부터) 엑소시스템즈 대표,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가 이달 11일 스마트병상 모니터링 시스템의 공동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과의 협업을 통해 수주 잔고 개념이 생기며 미래 매출 가시성이 높아졌고 매출채권 회수 역시 제약사 거래 구조를 활용해 개선됐다. 직접 병원 영업과 수금을 병행했다면 현재와 같은 매출 규모를 단기간에 만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 AI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의료 AI 솔루션과 디지털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기술력만으로는 병원 현장 도입이 쉽지 않다. 병원 내 제품 채택은 구매·보안·EMR 연동·교육·A/S 등 운영 전반의 문제가 얽혀 있어 이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유통·영업 역량이 성패를 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의료 AI·디지털헬스 기업이 단독으로 병원 네트워크와 영업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운 만큼 제약사의 기존 영업망과 키 오피니언 리더(KOL) 네트워크, 수가 대응 역량을 활용한 협업이 도입 속도를 높이고 리스크를 줄이는 현실적 모델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치료제의 확산 과정도 의약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병원 내 의료진 자문 그룹을 중심으로 설명회를 열고 실제 사용 과정에서 드러난 장단점과 개선점을 자유롭게 논의하도록 한다. 이후 현장의 피드백을 제품 개선에 반영하며 완성도를 높여가는 구조다. 결국 기술 자체보다 이를 의료 행위로 안착시키기 위한 유통·교육·영업의 정교함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디지털치료제 기업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나 의료기기 기업들은 기술력은 고도화돼 있지만, 시장과 적응증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을 잘 이해하고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 뒤 시장을 함께 키워갈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면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며 “씨어스테크놀로지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약사가 리드해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하면 디지털치료제와 의료기기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과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조적 한계도 분명하다. 업계에서는 제약사 영업조직의 인센티브 구조는 기본적으로 의약품 판매에 맞춰져 있어 의료기기 영업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본다. 결국 파트너십의 성패는 어떤 제약사와 손을 잡느냐보다 해당 제품이 제약사 내부에서 어떤 전략적 위치를 갖는지, 그리고 유통 구조를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 디지털치료제 기업 대표는 “제약사 내부에서 목표와 동기가 맞지 않으면 영업조직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인센티브 구조가 크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 특히 제약사가 주력하고 있는 적응증과 잘 맞는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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