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승부수…‘슈퍼 월렛’으로 글로벌 결제망 겨냥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겸 카카오 그룹 스테이블코인 공동TF장이 23일 한국증권학회 등 7개 학회가 공동 주최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K금융 대전환'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신원근 대표 겸 카카오그룹 스테이블코인 공동 태스크포스(TF)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신 대표는 23일 한국증권학회 등 7개 학회가 공동 주최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K금융 대전환’ 심포지엄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 파트너들과 협력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생태계 구축의 첫 단계로 시스템 안정성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컨소시엄 구성을 제시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는 물론, 국내외 은행과 금융사, 핀테크 기업, K컬처를 선도하는 엔터테인먼트사, 지역화폐 발급·운영사,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 등과의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두 번째 단계로는 국내외 활용 사례 확대를 꼽았다. 카카오그룹이 구상하는 혁신 금융의 중심에는 ‘슈퍼 월렛’이 있다. 슈퍼 월렛은 법정화폐를 비롯해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지역화폐 등 다양한 결제·정산 수단을 통합하는 지갑 서비스다.

슈퍼 월렛 활용 범위는 개인 간 송금은 물론 K팝·문화 콘텐츠 결제, 지역 전통시장 거래 등 다양한 영역으로 넓어질 전망이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중개자 없이 자산을 직접 주고받는 월렛 투 월렛(W2W) 구조를 통해 크로스보더 송금과 결제, 기업 간 거래(B2B) 정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환전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 단계로는 슈퍼 월렛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인프라와 기반 서비스, 활용 사례를 아우르는 풀스택 밸류체인 구축을 제시했다. 개방성과 책임에 기반을 둬 작동하는 금융 네트워크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신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결합한 결제 수단으로서도 경쟁력을 갖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니즈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결제 단계에서는 승인 절차 등 여러 허들이 존재한다”라며 “스테이블코인은 코드 기반 알고리즘으로 작동해 이러한 제약을 제거하고 가장 효율적인 지불·결제 수단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는 5000만 사용자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플랫폼 경쟁력과 테크핀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AI 시대의 금융 청사진을 선제적으로 그리고 있다”라며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국내외를 아우르는 풀스택 금융을 구현해 스테이블코인이 이끄는 글로벌 결제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금융위원회 권대영 부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의 확장성과 효율성, 상호운용성이라는 장점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국제 정합성을 갖춘 탄력적인 규율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며 “관계기관 협의를 원만히 마무리하고 국회에서 2단계 입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속도를 내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