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중기 40% '환율 급등 피해'...내년 최대 1500원 예상 "원가부담 완화 대책 시급"

▲원/달러 월평균 환율이 상승세를 보인 21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

수출과 수입을 병행하는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환율 급등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면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한층 가중되고 있지만 중소기업 대부분은 인력·자금 부족으로 환리스크 관리 수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 환율 수준이 중소기업계가 보는 적정 환율 수준(약 1360원 대)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환율이 가장 큰 대외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2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1∼19일 중소기업 63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변동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 수출·수입을 병행하는 중소기업 중 환율 급등으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40.7%로 나타났다. '이익이 발생했다'(13.9%)는 기업보다 많았다. '영향 없음'은 45.4%였다.

수출만 하는 기업에선 '영향 없음'(62.7%)이 가장 많았지만, '이익 발생'(23.1%)과 '피해 발생'(14.2%) 응답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수출하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원자재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환율 급등에 따른 피해 유형에선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81.6%)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외화 결제 비용 증가(41.8%), 해상·항공 운임 상승(36.2%) 순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재료 비용 증가가 작년 대비 ‘6~10% 상승’했다는 응답이 37.3%로 가장 많았다. 이어 △1~5% 상승(28.1%) △11~20% 상승(15.5%) △영향 없음(15.5%)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55.0%는 환율 상승으로 커지 원가 부담을 납품 혹은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원가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

(자료제공=중소기업중앙회 )

특히 중소기업의 87.9%는 환율 변동 대비 환리스크 관리 수단을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필요성 부족(55.9%)과 전문인력·관련지식 부족(33.9%), 적합한 상품 부재(13.8%) 등이 이유로 꼽혔다. 중기중앙회는 "환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서라기보다 중소기업의 거래 규모와 인력·자금 여건상 금융기법을 활용한 관리가 쉽지 않은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 수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국에서 원자재를 구매해 산업용 라디에이터를 제조하고 이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환 헤지 등엔 나서지 않았고, 특별한 해결책이 없다보니 진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중소기업들은 목표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 환율을 평균 1362.6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 환율 역시 ‘1450~1500원 수준’(41.9%)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 역시 경영 리스크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중소기업계는 고환율 대응을 위한 정부 지원책으로 △안정적인 환율 운용 노력(35.6%) △해상·항공 물류비 지원(35.6%) △원자재 가격 상승분 보전 지원(32.0%) 등을 꼽는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달러 약세 국면에도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1400원대 환율이 중소기업에는 ‘이익 구간’이 아닌 ‘부담 구간’"이라며 "수출보다 수입 기업이 월등히 많은 국내 중소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납품대금연동제 활성화와 원가 부담 완화 중심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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