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내년 주택 공급 물량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올해는 금리와 공사비 부담, 대출 규제 등으로 공급이 크게 위축됐으나 내년에는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것이다.
22일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주택 공급 실적을 집계한 결과 7만6027가구를 공급했다. 연초 목표인 8만8032가구보다 1만 가구 이상 적은 수치다. 10곳 중 6곳이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246가구를 공급하며 계획 대비 공급률이 17.53%에 그쳤다. DL이앤씨도 4452가구를 공급해 계획 대비 40%를 밑돌았다. GS건설은 8300가구를 공급했고 연말까지 추가 공급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목표 달성률은 51.88%에 불과하다. 포스코이앤씨도 1만1164가구를 공급했으나 계획 대비 71.75% 달성에 그쳤다. 계획 물량을 공개하지 않은 SK에코플랜트(976가구)는 공급 물량이 1000가구에 못 미쳤다.
반대로 삼성물산은 3188가구를 공급하며 계획 물량을 채웠다. 대우건설은 1만8834가구를 공급해 목표치를 넘겼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약 1만 가구를 공급하며 계획을 달성했다. 현대건설(1만346가구)은 계획 물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만 가구 이상을 공급했다.

공급 실적이 계획에 못 미친 배경으로는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분양 일정 지연이 꼽힌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은 집값 과열 양상이 나타났으나 나머지 지역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값은 8.25%((12월 셋째 주 기준) 상승했지만 전국은 0.86% 올랐다. 지방은 1.19% 하락하며 뒷걸음질 쳤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시점은 금리와 대출 상황을 비롯한 규제, 지역별 수요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올해 분양을 준비했던 사업장들이 위치한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일정을 잡기 어려웠다”며 “그 과정에서 상당수 사업의 분양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공급 물량은 내년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계획을 밝히지 않은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8개 건설사의 내년 주택 공급 계획은 총 10만5407가구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한 해 약 1만 가구 안팎을 공급해온 점을 감안하면 10대 건설사의 내년 공급 계획은 12만 가구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사들이 계획을 높여 잡은 것은 올해보다 내년 시장 상황이 개선될 수 있어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랩장(본지 자문위원)은 “올해는 정치·사회적 변수로 상반기 공급 여력이 크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변수가 줄어들 것”이라며 “공공 주도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관련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경제성장률 전망도 올해보다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와 마찬가지로 실제 공급이 목표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월된 게 많다보니 내년에 나오는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지만 반대로 정책 환경에 따라 올해와 마찬가지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실제 성과는 정부의 정책이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