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가공품으로 판로 넓힌다…버섯 수출, ‘팽이 편중’ 탈피 시동

▲골드 팽이버섯 '아람' (사진제공=농촌진흥청)

국내 버섯 수출이 특정 품목과 국가에 쏠린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환에 나섰다. 신선 버섯 중심에서 벗어나 이색 품종과 가공제품을 앞세워 수출국과 품목을 동시에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농촌진흥청은 육종가·농업인·가공업체·수출업체가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수출용 신품종 버섯과 가공제품 개발을 통해 해외 판로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우리나라 버섯 수출액은 2019년 5711만2000달러에서 2024년 3815만5000달러로 6년 새 33.2% 줄었다. 수출 품목은 팽이버섯과 큰느타리에, 수출국은 미국(33.4%)과 호주(21.3%)에 집중된 구조다.

이에 농진청은 △수출용 신품목 발굴과 맞춤형 품종 개발 △신선 버섯에서 가공품으로 품목 확대 △아시아·유럽·미주로 수출국 다변화라는 3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대표 품종으로는 황금색을 띠는 팽이버섯 ‘아람’이 있다. 아시아 시장 선호도가 높은 색감에 더해 폴리페놀과 가바(GABA) 함량이 기존 흰색 품종보다 2배 이상 높다. 느티만가닥버섯 ‘백마루24’는 재배 기간을 단축하고 식이섬유 함량을 높여 상품성을 끌어올렸고, 느타리류 ‘설원’은 기존 큰느타리보다 크기와 식감이 개선됐다. 잎새버섯 ‘은솔’은 일본 시장을 겨냥해 항당뇨 효능이 우수한 품종으로 개발됐다.

신선 버섯의 유통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가공제품도 함께 개발됐다. 느티만가닥버섯을 활용한 단백질 차 ‘프로틴 호로록’과 영지·상황·노루궁뎅이 등 약용버섯을 원료로 한 ‘유기농 버섯차’가 대표적이다.

▲버섯 가공품 대미 시범수출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이들 품종과 가공제품은 베트남·호주·미국·일본 등으로 시범 수출됐다. 황금 팽이버섯 ‘아람’은 2024년부터 베트남과 유럽 등에 6253kg이 수출됐으며, 베트남 소비자 조사에서 신선도와 품질 만족도가 85~94%로 나타났다. 가공품 가운데 유기농 버섯차는 미국 1차 수출 이후 구매상 반응이 좋아 2차 수출까지 이어졌다.

농진청은 기존 시범 수출국을 중심으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홍콩 등 아시아 신흥시장과 유럽 고급 식품 시장 공략도 병행할 계획이다.

장갑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 과장은 “수출 경쟁력을 갖춘 고급 버섯 품종과 가공제품은 농가 소득과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수출 품목과 시장 다변화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품종–가공–수출을 연계한 협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보완·확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