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급 차세대 고속열차 개발 성공...2031년 상용화 목표

세계 두 번째 상업운행 기술 확보 독자 고속철도 기술력 입증
400㎞급 초고속열차 시대 예고 이동시간 1시간대 현실화

▲우리나라 고속철도 차량 연구개발 및 상용화 연혁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국가 연구개발(R&D)사업을 통해 상업 운행속도 시속 370㎞ 설계 최고속도 407㎞급 차세대 고속열차 EMU-370의 핵심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2026년부터 차량 제작에 착수해 2030년 시험 운행을 진행하고 2031년 이후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로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업 운행속도 기준 시속 370㎞급 고속철도 기술을 독자 확보했다. 현재 주요 국가의 고속열차 상업 운행속도는 중국 350㎞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은 320㎞ 수준이다. EMU-370이 상용화되면 주요 도시 간 이동 시간이 대폭 단축되고 해외 고속철도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과 수출 기반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R&D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 7개 기관이 참여해 2022년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추진됐다. 총사업비는 225억 원으로 정부 180억 원 민간 45억 원이 투입됐다. 연구는 시속 320㎞급 고속열차 KTX-청룡 제작 기술을 기반으로 주행 성능과 안전성을 고도화해 상업 운행속도를 370㎞까지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EMU-370은 기존 차량 대비 성능 전반이 크게 향상됐다. 고속 전동기 출력은 47.4% 높아졌고 공기저항은 12.3% 감소했다. 횡방향 진동 가속도는 33% 감소했으며 실내 소음은 2dB 줄었다. 이를 통해 고속 주행 시에도 안정성과 승차감을 동시에 확보했다.

핵심 기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560kW급 고효율 고속 전동기 개발이다. 이는 KTX-청룡의 380kW 대비 크게 향상된 수치다. 전두부 형상 최적화와 차량 하부 대차 커버 적용 옥상 돌출부 최소화를 통해 공기저항계수는 0.868Cd에서 0.761Cd로 낮아졌다.

주행 안전성과 승차감도 한층 개선됐다. 구동 대차의 공기스프링과 댐퍼 등 현가장치 최적화 설계를 통해 횡방향 진동 가속도를 6m/s² 이하로 낮췄고 유럽 기술표준이 정한 최고 수준의 승차감 지수를 달성했다. 실제 구동 대차를 회전 롤러 위에서 시험하는 방식으로 시속 400㎞ 이상에서도 동적 안정성을 확인했다.

실내 소음은 바닥 측벽 천장에 복합 차음재를 적용해 68~73dB 수준으로 낮췄다. 이는 해외 고속열차와 비교해 동등 이상 수준이다. 고속 주행에 따른 압력과 소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밀 승강문을 국산화해 핵심 부품의 기술 자립도도 높였다. 이와 함께 유럽 기준에도 없는 400㎞급 고속차량 기술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차체 설비 주행 제동 추진 신호 장치 전반에 대한 성능 평가와 안전 검증 기준을 구축했다.

이번 성과는 기술 개발을 넘어 차세대 초고속 철도 시대로의 전환을 알리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국토부와 철도연은 23일 경기 의왕시 철도연에서 370㎞급 EMU-370 핵심기술 연구개발 성과발표회를 열고 기술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을 공식 공유할 예정이다.

성과발표회에서는 시속 370㎞ 상업 운행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과 함께 차체 주행 제동 추진 신호 장치 전반에 대해 시속 400㎞급까지 적용 가능한 기술 기준 개발 성과가 공개된다. 한국 고속철도 기술의 발전 경로를 1세대 동력집중식 300㎞급 2세대 동력분산식 370㎞급 향후 3세대 400㎞급 초고속열차로 제시하고 400㎞급 초고속열차 개발 필요성과 핵심 기술 개발 방향도 함께 제시된다.

국토부는 EMU-370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2026년 상반기 초도 차량 1~2편성 총 16량을 발주하고 2030년 초부터 평택~오송 구간 등에서 시험 운행을 할 계획이다. EMU-370이 국내 주력 고속열차로 자리 잡으면 주요 도시 간 이동 시간이 1시간대로 단축돼 전국이 사실상 단일 생활권으로 연결되고 국가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고속철도 도입 20년 만에 세계 두 번째로 시속 370㎞급 고속운행 기술을 독자 확보했다"며 "내년부터 400㎞급 3세대 고속열차 핵심 기술 개발을 추진해 초고속 철도 시대를 앞당기고 세계 철도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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