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국 도시의 변화를 읽기 위한 새로운 기준

소음 속에서 정보를 걸러 내는 해⋯'한국 도시 2026'

▲책 '한국 도시 2026' 표지 (열린책들)

이 책은 총선과 대선, 지방 선거로 이어지는 정치 일정 속에서 쏟아진 개발 공약과 부동산 담론의 소음을 걷어내고, 도시를 실제로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지정학, 산업 구조, 인구 변화, 교통 인프라 등 장기 구조 요인을 중심으로 어디가 성장하고 어디가 쇠락하는지를 현실에 근거해 분석한다. 트럼프 2기 이후의 국제 질서 변화와 방위산업 성장, 반도체 중심 산업 벨트 재편은 한국 도시 지형을 다시 짜는 핵심 변수로 등장한다. 저자는 선거 시기마다 반복되는 교통망·신공항·행정구역 개편 공약이 현실의 제약 앞에서 어떻게 수정되는지도 구체적 사례로 보여 준다.

연극배우가 바라보는 세상⋯'이런 것도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책 '이런 것도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표지 (민음사)

활동명 매머드머메이드로 2015년부터 매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 작품을 올리며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 온 연극배우 김은한의 첫 책이다. 이 책은 한 연극배우의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이면서 동시에 식당과 집, 지하철과 길거리를 무대로 삼는 창작 노트다. 지하철역은 작은 극장이 되고, 책상 위 고무줄 하나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김은한의 글쓰기는 관객의 반응에 열려 있는 연극처럼 우연과 호응으로 완성된다. 에세이와 시, 희곡과 콩트를 자유롭게 오가는 문장은 잡담처럼 가볍게 다가오지만 그 안에는 단단한 창작의 심지가 있다. 셰익스피어와 카프카, 괴담과 록 음악까지 넘나드는 취향은 글을 한층 풍요롭게 만든다.

해석은 지성이 예술에 가하는 복수다⋯'해석에 반하여'

▲책 '해석에 반하여' 표지 (윌북)

수전 손택의 고전이 홍한별 번역가의 새롭고 충실한 번역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수전 손택이 33살에 발표한 첫 에세이집이다. 예술을 바라보는 기존의 사고를 뒤흔든 현대 비평의 고전이다. '해석은 지성이 예술에 가하는 복수다'라는 선언으로 잘 알려진 표제작을 비롯해 '스타일에 관하여', '캠프'에 관한 노트 등 손택 사유의 정수가 담긴 에세이 26편이 수록됐다. 카뮈와 고다르, 비틀스에서 정신분석과 SF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대상은 그의 비평이 지닌 확장성을 보여 준다. 손택은 이 책에서 의미를 파헤치는 해석의 강박 대신 예술을 감각으로 경험할 것을 촉구한다. 과잉 해석을 거부하고 감각의 회복을 요구한 그의 문제 제기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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