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금융권 10~20년 돌려막기 인사, 문제 있다” [업무보고]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와 은행권의 인사 관행을 정면으로 문제 삼으며 금융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 대통령은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장과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둘러싸고 상당히 많은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며 “단순한 음해가 아니라 타당성이 있는 문제 제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똑같은 집단이 이너서클을 형성해 10~20년씩 지배권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그 집단이 도덕적이고 유능해 금융그룹을 잘 운영한다면 문제 삼을 이유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은행에서 은행장을 지낸 뒤 다른 금융사로 옮겨 10~20년씩 자리를 돌려 맡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금융권의 인사 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가 금융지주 지배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을 내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의 독립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데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형 금융지주 중심으로 재편된 현재 구조에서는 산하 금융회사들이 사실상 지주 중심으로 인선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가 대체로 회장과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들로 구성되는 구조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보면 금융지주에 대한 감독·제재 권한이 극히 제한적인 것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과 현장 점검을 병행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금융위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내년 1월까지 입법 과제를 도출할 계획이다. 동시에 문제로 거론되는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산하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 착수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