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이른바 ‘경부축’이 초격차를 굳히고 있다. 수도권 핵심 주거·산업벨트로서 공고한 입지를 구축한 가운데 재건축 및 첨단산업 확장 등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비(非)경부축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강남에서 분당, 수지, 동탄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주거·산업이 중첩된 ‘전통적 부의 축’으로 평가받는다. 경부선의 시발점인 강남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금융·스타트업 생태계가 자리를 잡았고, 판교에는 IT·게임 기업이 몰려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성장했다. 기흥·화성·평택 방면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섰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첨단 산업의 집적은 고소득 인력을 끌어들이고, 이들이 다시 우수한 주거 환경을 요구하면서 지역이 동반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결국 개발과 인프라 투자는 이 축을 중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주택 시장에서도 경부축은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경기 성남 분당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9.84%, 용인 수지구는 8.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비(非)경부축 지역인 안산(-0.87%)·부천(0.19%)·남양주(-0.35%) 등은 횡보하거나 줄었다.
거래량 역시 경부축으로 집중됐다. 올해 1~10월 성남·용인·화성에서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3만5696건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전체 매매량(13만6943건)의 26.1%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84㎡는 지난 14일 15억5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썼다. ‘e편한세상 수지’ 같은 면적대도 지난달 14억5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경부축의 미래 가치를 끌어올리는 개발 계획도 잇달아 진행 중이다. 판교테크노밸리는 2024년 기준 입주 기업이 전년 대비 11% 증가했으며, ‘제4의 판교’로 불리는 오리역세권 복합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 9월 비전 선포식을 열고 첨단 산업벨트 확장을 선언했다.
분당신도시의 재건축 추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분당 4곳(샛별·양지·시범·목련)은 연내 정비구역 지정을 마칠 예정이며, 재건축 선도지구도 1만2000여 가구에 달해 순차적으로 새 아파트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런 가운데 용인 수지구에서는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진다. GS건설이 시공하는 ‘수지자이 에디시온’은 이달 말 분양 예정으로, 전용면적 84㎡~155㎡P 총 480가구로 조성된다. 신분당선 동천역과 수지구청역이 도보 이용이 가능한 위치다.
서울 서초구 및 성남 분당구 일대에서도 아파트 공급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신반포21차 재건축, 총 251가구)는 내년 분양 예정이며, 성남 분당구 정자동에서는 분당 느티마을 4단지 리모델링(총 1149가구)도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권 팀장은 “수지, 분당 등 경부축 핵심 배후 주거지들은 수요에 비해 항상 공급이 부족했다”며 “브랜드 대단지 공급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