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한 번, 신고 한 건이 도시의 생사를 가른다
- 신규 안전보안관 14명 심폐소생술 실습… ‘골든타임 4분’ 몸으로 익혔다
- 이론 넘어 실습 중심 교육… 생활 속 위기 대응 역량 강화
- 시민이 만드는 안전도시 수원, 현장에서 시작된 생명수호 훈련

18일 오후 2시,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111CM 다목적실1. 안내문구는 평범했지만, 이 자리에 모인 14명의 시민에게 오늘은 평범한 교육이 아니었다. 이들은 수원시 안전보안관으로 첫발을 내딛는 신규 위촉 대상자들이었다.
회의실 문이 닫히자, 명찰을 단 시민들의 표정에는 긴장과 책임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오늘 이들이 받는 교육은 신규 안전보안관 위촉을 위한 필수 과정, 주제는 단 하나였다. 심폐소생술(CPR).
△ “지켜보는 시민에서, 개입하는 시민으로”
교육은 수원시청 안전정책과 주관으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강의는 이론보다 실습이 중심이었다.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가슴 압박의 깊이와 속도, 구조 요청의 순서까지 하나하나 몸으로 익히는 시간이었다.
마네킹 앞에 선 참가자들은 처음엔 손을 올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괜히 잘못되면 어쩌죠?” “압박이 너무 세면 위험하지 않나요?”
강사의 답은 단순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위험합니다.”
그 말 이후, 교육장의 공기는 달라졌다. 가슴압박의 리듬이 맞춰졌고, 눈빛에는 결단이 생겼다. 교육은 단순한 기술 전달이 아니라, ‘위급한 순간에 개입할 수 있는 용기’를 훈련하는 과정이었다.
△ 안전보안관, 단속이 아닌 ‘생활 속 감시자’
이날 교육을 받은 14명의 신규 안전보안관은 앞으로 단속자가 아니다. 이들의 역할은 생활 속 위험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연결하는 시민안전 파수꾼이다.
보행로 파손, 조명 고장, 시설물 위험 요소, 재난 징후. 행정이 미처 닿지 못하는 일상 속 위험을 시민의 눈으로 포착해 알리는 역할이 바로 안전보안관이다.
교육에 참석한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사고는 항상 ‘설마’ 하는 순간에 생기잖아요. 이제는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될 것 같아요.”

이날 교육을 수료한 1차 신규 안전보안관은 모두 14명. 숫자는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서게 될 골목과 현장은 결코 작지 않다. 한 명의 판단, 한 번의 신고, 한 번의 심폐소생술이 생명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최근 새빛안전지킴이, 시설물자율점검단, 반려견 순찰대 등 시민 참여형 안전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안전은 행정이 혼자 만들 수 없다”는 인식이 있다.
이날 111CM 다목적실에서 진행된 교육은 그 인식을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 “이제는 모른 척할 수 없다”
교육을 마친 뒤, 한 신규 안전보안관은 조용히 말했다. “이제는 사고현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아요.”
안전은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날 오후 2시, 수원시의 한 교육장에서 시민이 책임을 배우는 시간이 있었고, 그로써 또 하나의 안전 울타리가 조용히 세워졌다. 수원시의 안전은 그렇게, 오늘도 시민의 손에서 한 겹 더 두꺼워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