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청약이 취소됐던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 주상복합용지가 새 사업자를 찾으며 다시 사업에 착수했다. 다만 기존 시행사였던 인창개발 총수 일가의 회사가 다시 선정되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파주 운정3지구 주상복합용지(1·2·5·6블록) 재입찰 결과 케이앤트의 시행이 확정됐다. 케이앤트는 1일 마감된 입찰에서 5000억 원에 낙찰받은 뒤 16일 계약금을 완납하며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공급 대상은 1656가구로 공급 예정가는 약 4500억 원이었다. 그러나 경쟁 입찰 과정에서 케이앤트는 10%(500억 원)가량을 추가 투찰해 낙찰에 성공했다. 블록별로는 1·2블록이 2424억 원, 5·6블록이 2569억 원 규모다. 주택 공급 가구 수는 총 1656가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앤트는 김영철 인창개발 회장 일가의 회사다. 회사 간 지분 관계는 없어 케이앤트가 인창개발의 직접 계열사는 아니지만 이들 회사는 수평 구조의 기타특수관계인으로 묶인다. 법적으로는 다른 계열사로 분리돼 있어 케이앤트의 재낙찰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인창개발은 2021년 해당 용지를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7260억 원)에 낙찰에 낙찰받아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되며 중도금을 납부하지 못했고 결국 올해 5월 계약이 해지됐다. 인창개발이 LH에 납부한 계약금 10%에 해당하는 762억 원은 위약금으로 LH에 귀속됐다.
특히 사전청약 취소 과정에서 당첨자들은 사업 해지 이후 5개월이 지난 뒤에야 취소 사실을 통보받으며 갈등이 이어진 바 있다. 인창개발은 5월 사업이 해지됐음에도 10월에서야 사전청약자들에게 사업 취소 사실을 공지했다. 해당 용지 사전청약 당첨자는 1300여 명이다.
2022년 6월 당첨 당시 입주 예정 시기는 2027년이었다. 그러나 사업 취소로 입주 시기는 2030년 이후로 늦춰졌다. 사업이 취소된 부지의 사전청약 당첨자 A씨는 “2022년 6월 당첨 후 2027년 입주를 기대하며 혼인신고를 하고 아이를 가졌지만 이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나 입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혼부부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됐고 실입주가 늦어지면서 불필요한 주거비용 지출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이후 새 시행사로 인창개발 총수 일가의 회사가 다시 낙찰받으면서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사전청약 당첨 취소자 B씨는 “이미 한 차례 잔금 미납으로 계약이 취소된 곳이 다시 낙찰을 받은 상황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또다시 사업 지연이나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LH는 새 시행사를 선정한 만큼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계약 체결 이후 설계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에 대한 지위 승계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회사이긴 하나 인창개발이 중도금 미납으로 계약 해지된 전례가 있는 만큼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