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상징으로 소비된 생물학적 우연

아침에 계란을 깨다 노른자가 두 개 나오면 반응은 대체로 비슷하다. “요즘 운 좋다더니”, “이거 대박 징조 아니냐”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쌍노른자 계란은 오래전부터 재물운·행운·길조의 상징처럼 소비됐다. SNS에는 ‘쌍노른자 발견 인증샷’과 함께 로또 번호를 추천받았다는 후기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그러나 쌍노른자는 운세와는 거리가 멀다. 과학적으로 보면 이는 암탉의 배란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물학적 변이에 불과하다. 노른자는 난소에서 형성된 뒤 난관을 따라 이동하며 흰자와 껍질이 입혀지는데 이 과정에서 두 개의 난황이 동시에 배출되면 하나의 껍질 안에 함께 담기게 된다. 주로 산란 초기의 어린 닭이나 배란 주기가 아직 안정되지 않은 닭에게서 나타난다. ‘행운의 신호’라기보다 생리적 불안정의 결과인 셈이다.
발생 빈도 역시 냉정하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달걀 중 쌍노른자 계란의 비율을 약 1000개 중 1개, 0.1% 수준으로 본다.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정도의 희귀 현상도 아니다. 생산 과정에서 이미 선별돼 나오는 경우도 많아 실제 소비자가 접하는 비율은 더 낮다.
영양학적 차이도 크지 않다. 쌍노른자 계란은 노른자가 하나 더 들어 있어 지방과 열량이 다소 높을 수는 있지만, 단백질·비타민·미네랄 구성이나 식용 안전성 면에서는 일반 계란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몸에 더 좋다’거나 ‘기운이 세다’는 평가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그런데도 쌍노른자가 유독 ‘행운’으로 해석되는 배경에는 인간의 심리가 있다. 일상에서 드물게 마주치는 우연을 긍정적인 상징으로 해석하고 싶은 욕망이다. 확률로 설명되는 사건에 서사를 덧입히는 순간, 평범한 식재료는 길흉을 점치는 도구가 된다.
전문가들은 “쌍노른자를 보는 순간 기분이 좋아질 수는 있지만,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쌍노른자는 미래를 예고하지 않는다. 다만 오늘 아침 식탁에 올라온 작은 변이일 뿐이다. 행운을 찾고 싶다면 계란 속이 아니라 결국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