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궁정문화 관련 유물 39점 전시⋯'천년을 흘러온 시간: 일본의 궁정문화' 개최
정용재 관장 "일본 궁정문화,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8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박물관 개관 2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도쿄국립박물관과 협력으로 일본의 궁정문화를 국내에 최초로 소개하는 '천년을 흘러온 시간: 일본의 궁정문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17일 박물관에 따르면, 이번 특별전은 국립고궁박물관과 도쿄국립박물관이 작년 9월 학술·문화 교류 등을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의 성과다.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일본 궁정문화와 관련한 회화·공예·복식·악기 등 39점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일본은 701년 중국 당(唐)의 정치 체제를 받아들인 후 나라 시대(710~794년)에 체계적인 궁정문화의 면모를 갖췄다. 초기에는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나 점차 일본의 풍토에 맞추어 변화해갔고, 지금의 교토인 헤이안쿄로 천도하며 시작된 헤이안 시대(794~1185년)에서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가마쿠라 막부 시대로 접어들며 무사들에게 권력이 넘어가자 궁정문화는 쇠락했다. 전국 시대의 혼란이 지나고 에도 막부 성립 후 정세가 안정되자 다시 궁정문화를 복원해 지금까지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공간·복식·음악·의례·장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 일본 궁정문화가 어떻게 조직되고 작동했는지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궁정의 건축적 질서에서 출발해 몸을 둘러싼 복식, 권위와 감정을 조율하는 음악, 권력과 규범을 시각화한 의례, 그리고 미적 감각이 응축된 장식에 이르기까지, 각 요소는 서로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문화적 구조로 제시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일본 궁정문화가 삶과 권력, 감각이 정교하게 결합한 총체적 체계였음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다양한 종류의 일본 궁정 관련 유물이 소개된다. '궁정 정전을 장식한 장지문의 그림을 그린 병풍'은 중국의 성현 32명을 주제로 하고 있어 당시 당나라의 영향을 받아 자리 잡은 일본 궁정 문화의 특색을 보여준다.
일본 궁정의 관료와 궁인이 착용했던 '정복' 등 전통 복식을 통해서는 상·하의를 수차례 겹쳐 입고 뒷자락을 길게 늘어뜨리는 일본 궁정 복식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8세기경에 완성된 전통적인 일본 궁정의 건축 양식과 그에 맞게 제작된 '히교사에서 사용하던 가구' 등 실내장식품 △다양한 일본 궁정 의례의 종류와 모습을 담은 '궁정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화첩' 등의 기록화 △일본의 전통 궁정 음악인 가가쿠와 무용인 부가쿠와 관련한 복식과 악기도 살펴볼 수 있다.
일본의 궁정 음악은 일본 고대부터 전래된 전통악과 당, 신라, 백제, 고구려 등의 영향을 받은 외래악으로 구성되어 8세기경 정립되었으며 그 원형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24일부터는 매일 1회 전문 안내원의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전시와 연계해 '일본의 궁정문화'와 '세계의 왕실문화와 국립고궁박물관'을 주제로 한 2차례의 특별강연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본의 궁정 문화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며 세계 역사와 문화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기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