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 기습적인 한파와 폭설이 찾아오면 노인과 골다공증 환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추위에 동작이 둔해지거나, 빙판길을 걷다가 미끄러져 낙상 사고를 당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령층과 골다공증 환자 등 뼈가 취약한 이들은 환부가 잘 회복되지 않고, 골절이 다른 건강 문제로 번지기 쉬워 낙상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질환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고관절 골절은 고령층 환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관절 골절 환자 4만5307명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연령대는 80세 이상으로, 남성이 5774명, 여성이 2만2826명에 달했다. 65세 이상 어르신의 겨울철 낙상에 따른 입원 일수에 관한 질병관리청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은 평균 25일로 입원 기간이 가장 긴 낙상 손상 부위로 나타났다.
고관절 골절은 삶의 질을 크게 저하한다. 고령 환자의 경우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높게는 60%의 환자가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와병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욕창, 폐렴, 요로감염, 하지정맥혈전, 폐색전증 등 내과적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다. 이런 합병증 이외에도 고관절 골절로 인한 전반적인 활동 능력의 저하는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저해한다.
고관절 골절 환자의 1년 내 치명률은 약 1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한쪽 고관절에서 골절이 발생하면 1년 이내 반대쪽에서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10명 중 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관절에서 재골절이 발생한 경우 1년 내 사망률은 20~24%에 달한다.
박지훈 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야외 활동은 물론이며 실내 낙상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아져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취약해져 있는 고령층이라면 한 번의 가벼운 낙상에도 치명적인 골절을 겪을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특히 고령에서의 고관절 골절은 금이 가기만 하더라도 대부분은 수술과 입원 치료가 필요하게 되며, 성공적인 골절 치료 이후에도 기력 저하, 평형감각 둔화 및 근육 감소로 인해 다치기 전의 기능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한 번의 골절 이후 반복될수록 다음 골절을 추가로 겪을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라며 “고관절 골절을 한 번이라도 겪게 되면 반드시 골다공증 약물치료를 통해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재골절 위험을 조속히 낮춰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폐경 여성이나 50세 이상 남성에게는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골밀도 검사가 권장된다.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에는 △최근 1~2년 이내에 골절을 경험한 환자 △골밀도 T-점수가 -3.0 미만인 환자 △이전 골다공증 골절 경험이 있으면서 T-점수가 -2.5 이하인 환자 △뼈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약제나 골다공증 약물치료 중 골절이 발생한 환자 등이 포함된다.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은 골형성 촉진제를 우선 투여하는 것이 권고된다. 골형성 촉진제 중에서도 로모소주맙은 새로운 뼈 생성과 뼈의 파괴를 막는 기능이 동시에 가능한 최초이자 유일한 약물이다. 1년간 월 1회 피하주사 시, 신속히 골절 위험을 낮추고 골밀도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교수는 “국내외 최신 학회 권고안들에 따르면, 골다공증성 골절을 겪을 위험이 가장 큰 수준인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의 경우 기존의 일반적인 골흡수 억제제로 치료가 불충분할 수 있으므로 뼈의 생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골형성 촉진제를 우선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라며 “로모소주맙은 골흡수 억제 효과와 골형성 촉진 효과를 모두 나타내는 이중 작용이 있고, 다른 골형성 촉진제와 달리 고관절 부위의 골밀도 또한 올리는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골절이 되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겨울철 미끄러운 빙판길은 피해 걷거나, 결로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의복 및 방한용품은 몸에 꼭 맞는 것을 선택하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이동할 때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으면 낙상 과정에서 손을 활용해 빠르게 몸을 보호하고 충돌에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 보온과 민첩한 움직임을 위해 장갑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