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무역협회는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6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내년 세계 경제 전망과 주요 통상 현안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우리 수출기업의 대응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에서는 세계 경제, 금융시장, 첨단산업 공급망 등 수출입 환경 전반에 대한 전망을 다뤘고, 2부에서는 주요 통상 이슈 점검과 전문가 토론이 진행됐다.
이인호 무협 상근부회장은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와 더불어 글로벌 성장 둔화, 공급망 재편 등으로 내년도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반도체·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쟁력 강화와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이 우리 수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첫 발표에 나선 전보희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에서도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 호조와 시장 다변화가 이어지며 우리 수출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리·환율 환경 변화와 향후 전망’ 발표를 통해 미국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 한·미 금리차, 글로벌 자본 이동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연준의 신중한 금리인하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확대라는 원화 약세 요인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경기회복 및 외환시장 구조개선이 환율 안정요인으로 작용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글로벌산업분석부 연구위원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산과 첨단산업 공급망 구조 변화’ 발표에서 생성형 AI 확산,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HBM 및 첨단 패키징 수요가 구조적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부에서는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이 미국의 관세 조치로 촉발된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EU, 멕시코, 아시아 등으로 퍼질 가능성을 경계하며, 미·중 통상마찰 재점화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표 이후에는 한국·미국·일본·싱가포르의 전문가들이 모여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콜린 그레이보 미국 CATO 통상정책연구센터 부소장은 내년 초로 예상되는 관세 조치 소송에서 미국 행정부가 패소할 경우 도입될 새로운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은 향후 미국의 정책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인플레이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데보라 엘름스 싱가포르 힌리치재단 통상정책팀장은 내년에도 한국이 미·중 갈등 국면에서 양국 간 교차압력(crossfire)에 놓인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쿠노 아라타 일본 아시아대학교 교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