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한 상대가 내 절친의 애인이라면 [읽다 보니, 경제]

(사진제공=예스24)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 '12월의 어느 날'은 이 말이 사랑 앞에서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런던의 버스정류장에서 시작된 짧은 눈맞춤은 로리와 잭의 10년을 관통한다. 이 소설은 사랑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그리고 선택 하나가 얼마나 긴 시간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런던에서 생긴 일

소설은 런던의 한 버스에 앉아있던 로리와 정류장에 앉아있던 잭이 첫눈에 반하며 시작된다. 이 운명적인 만남은 버스가 출발하며 짧게 끝난다. 이후 로리는 1년 동안 그를 찾아 헤매지만 실패한다. 그러나 다음 해, 로리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세라의 새로운 남자친구가 바로 그 '버스 보이(Bus Boy)', 잭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로리는 우정을 지키기 위해 사랑을 포기하기로 선택한다.

이후 소설은 10년 동안 로리, 잭, 세라 세 사람의 관계를 추적한다. 로리는 세라와의 우정을 위해 잭에 대한 감정을 억누른 채 다른 사람과 연애를 시도한다. 잭은 세라와 결혼까지 하지만 로리에게 끌리는 감정을 떨쳐내지 못한다. 이들은 긴 세월 동안 끊임없이 서로에게 끌리지만, 매번 도덕적 책임감과 엇갈리는 타이밍이라는 장벽에 부딪혀 연인으로 발전할 기회를 놓친다. 결국 이들의 10년은 운명적인 사랑 앞에서 개인의 선택과 우정, 그리고 책임감이라는 복잡한 가치들이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준다.

선택의 대가

로리와 잭의 이야기는 사랑을 다루지만 그 구조는 경제학과 닮아 있다. 이들의 10년은 감정과 합리성 사이에서 인간의 선택이 어떻게 균형을 잃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이 소설은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생의 결정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로리가 잭과의 연애 대신 세라와의 우정을 선택했을 때, 그녀는 관계 하나를 지키는 대신 다른 가능성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녀가 선택하지 않은 사랑은 사라지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후회와 미련이라는 비용으로 남는다. 이는 그녀가 치른 기회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컸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잭의 경우는 다르다. 그는 이미 실패한 선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세라와의 결혼에 쏟아부은 감정과 도덕적 책임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는 미래의 효용보다 과거의 비용을 중시하는 매몰비용의 오류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들의 이야기는 선택에는 반드시 비용이 따르며, 그 비용은 종종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오래 깊게 남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진심을 선택할 용기

수많은 엇갈림 끝에 '12월의 어느 날'은 10년이 지난 후 로리와 잭이 마침내 솔직해지며 관계를 시작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오랜 기간 치러야 했던 높은 기회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이야기는 결국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따르는 용기 있는 최종 선택이 가장 큰 장기적 효용(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투자는 결국 용기를 내어 자신의 진심을 따르는 결정이다. 그 용기가 늦게 도착했더라도 용기를 낸 순간부터의 삶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늦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선택은 실패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가장 정직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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