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점도표 도입 검토..."금통위원 1년 전망 공개 실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위원회. (이투데이DB)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망 시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금통위의 전망 시계를 늘리거나 '점도표(dot plot)'를 도입하는 등의 개선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김병국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장은 15일 열린 '통화정책의 과제: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과 정책수단' 콘퍼런스에서 '조건부 금리전망 도입과 향후 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은 동향을 소개했다.

한은은 2022년 10월부터 '금통위원의 향후 3개월 내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김 팀장은 "3개월 내 금리 전망은 시장의 기준금리 기대 형성과 시장금리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전망의 대상 시계가 주요국 금리 전망이나 점도표보다 다소 짧아 작년 7월부터 1년 이내 시계에서 복수(2개 또는 3개) 전망치 등 다양한 제시 방식을 모의 실험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구두로 석 달 뒤 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위원들의 의견 분포를 공개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통화정책 포워드가이던스(사전지침) 성격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 단위로 금리 전망치를 제시하고 분포를 시각화한 '점도표'를 공개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소극적인 정보 공유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날 발표는 한은이 전망 시계를 현 3개월에서 1년 이내로 늘리고, 위원들이 복수 전망치를 제시하는 등 사실상 점도표와 유사한 형태의 포워드가이던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현행 포워드가이던스의 효과에 대한 분석도 제시됐다.

김수현 전남대 교수와 황인도 한은 금융통화연구실장은 '3개월 내 금리 전망의 효과 분석' 발표를 통해 구체적인 효과를 소개했다.

회귀 분석 결과 3개월 내 금리 전망은 만기가 3개월 이하인 채권 금리에 직접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접적으로 장기금리에도 정 방향의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는 3개월 내 금리 전망이 시장 기대를 관리한다는 소기의 목적을 잘 달성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