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하이브리드 차량 성장세

올해 사상 처음으로 국내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량이 ‘40만대 시대’에 진입했다. 하이브리드차량이 내연기관과 전동화 사이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으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연료별 시장 구도에도 변화를 주며 가솔린 차량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1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신규 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41만27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등록된 하이브리드차 39만4613대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이번 달 등록 실적도 더해지면 연간 기준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사상 처음으로 40만대를 넘기는 기록을 쓰게 된다.
하이브리드차가 연간 판매 기준 새로운 기록을 쓰는 것은 2023년 처음으로 30만대를 돌파한 이후 불과 2년 만이다. 연도별 신규 등록 대수를 보면 2021년 18만4799대에서 2022년 21만1304대, 2023년 30만9164대, 2024년 39만4613대로 꾸준히 증가했다.
연료별 판매 구조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1~11월 누적 기준 휘발유 차량 등록 대수는 69만4146대로 가장 많았지만, 하이브리드차가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하이브리드차가 보조 파워트레인을 넘어 주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국산 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가 주력 차급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형 SUV부터 미니밴,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다양한 차급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핵심 판매 차종으로 기능하고 있다. 판매 상위권에 오른 주요 모델인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상당수가 하이브리드 사양을 갖추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의 존재감이 더욱 뚜렷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입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15만6790대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가솔린 차량 판매량 3만4910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이미 하이브리드가 가솔린을 대체하는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랜드별로도 주요 신차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하이브리드차 확산 배경에는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소비자 부담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전기차 구매 가격 부담과 충전 인프라 불확실성 등에 대한 우려 등이 맞물리며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지로 하이브리드를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연기관 대비 연비 효율을 확보하면서도 충전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도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하이브리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제조사들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며 상품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각각 18개, 10개로 대폭 확장하기로 했다. 기아는 최근 6년 만에 셀토스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롭게 적용해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하이브리드 중심의 시장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기업이 점유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