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리투아니아·114명 우크라로 각각 보내져
여전히 1000명 넘게 수감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정치범 사면과 석방을 지시했다.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벨라루스 특사 존 코일과 이틀간 협의한 뒤 이뤄졌으며, 미 정부는 이에 맞춰 칼륨 제재 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석방된 사람들의 전체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벨라루스 인권단체 ‘비아스나’에 따르면 석방 대상에는 반정부 시위의 상징적 인물인 마리아 콜레스니코바와 2022년 옥중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비아스나 설립자, 은행가 출신으로 2020년 대통령선거 당시 유력 후보였던 야권 지도자인 빅토르 바바리코, 변호사 막심 즈나크와 여러 언론인, 인권운동가들이 포함됐다. 일본 국적자도 이번 석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된 정치범 가운데 9명은 리투아니아로, 나머지 114명은 우크라이나로 각각 이송됐다. 비알리아츠키는 석방과 동시에 리투아니아로 강제 추방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미국 중재 합의에 우크라이나 국적자 5명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심 동맹인 루카셴코와 관계 복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칼륨은 벨라루스의 핵심 수출품이자 사실상 유일한 풍부한 광물 자원으로, 2021년 미국 제재 이후 벨라루스는 러시아를 통해 수출을 우회하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커져 왔다.
다만 유럽연합(EU)이 별도의 제재를 유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관계 정상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리투아니아를 통한 벨라루스산 칼륨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비아스나는 “이번 석방에도 불구하고 벨라루스 내 정치범이 여전히 1000명 이상 수감돼 있다”고 밝혔다.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는 “정치범 석방은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억압이 끝나지 않는 한 정치적 안정도 없다”며 추가 석방과 귀국 보장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