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도 ECB도 주춤…선진국 금리 인하 ‘김 식었다’

글로벌 경제, 트럼프 관세 충격 견뎌
중앙은행들 관망 모드
ECB, 금주 회의서 금리동결 유력
일본은행은 인상 무게

올해 초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연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연말로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정책 효과를 점검하는 국면에 들어서면서 선진국은 적극적인 완화 대신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시작으로 영국·유럽 중앙은행은 인하 종료 시점을 탐색하는 분위기고 일본은행(BOJ)은 오히려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0.25%포인트(p) 인하를 단행했지만 위원들의 금리 인상을 담은 점도표에서 내년 인하 횟수가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시장과 물가 상승률 등 경기 흐름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관망 모드가 짙어졌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공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잘 버티면서 중앙은행들이 급하게 금리를 내릴 필요성이 줄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18일 금리 인하가 예상되나 시장은 이를 계기로 완화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할 신호가 나올지 살피고 있다. 같은 날 통화정책회의 성명을 발표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은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예정이어서 5월 이후 지속해 온 금리 동결 기조가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기자회견에서는 금리 인상 전환 시기가 초점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파월·시모나 델레 키아이 애널리스트는 자체 개발한 중앙은행 발언 지표인 ‘ECB스피크 인덱스’를 인용해 “'매파(통화 긴축 선호)'가 주도권을 쥔 흐름이 뚜렷하다”며 “12월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이미 다음 행보를 달리 잡고 있다. 일본은행은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종전 연 0.50%에서 0.75%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 지배적이다. 회의에 앞서 일본은행은 15일 제조 대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전국 기업단기경제 관측조사(단칸)’를 발표할 예정인데 경영 심리가 개선돼 9분기 연속 두 자릿수의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결과는 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할 수 있다. 실제 인상이 단행되면 1월 이후 첫 금리 인상이 된다.

반면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들은 경기둔화를 이유로 완화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멕시코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우려할 만한 이유가 있지만 중앙은행 정책 위원 다수는 물가 상승세가 점차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여건도 취약한 상태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7.25%에서 7.00%로 낮추는 12회 연속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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