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수원지검장에 김봉현⋯쌍방울 대북 송금 수사 등 지휘
정유미 검사장, 사실상 강등⋯'좌천' 김창진·박현철 검사장 사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공석이 된 수원지검장에 김봉현(사법연수원 31기) 광주고검 검사가 임명됐다. 기존 박재억 수원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한 달 만이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난 김창진 부산지검장·박현철 광주지검장은 인사 발령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11일 대검 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대검 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15일 자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업무 수행 등에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들을 반복적으로 비난해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대검 검사급 검사를 고검검사로 발령했다"며 "검찰 조직의 기강 확립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김 지검장은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임관해 광주지검 공판부장,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장, 대검찰청 형사1과장,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 등을 거쳤다.
김 지검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1심 재판 공소 유지 및 관련 사건 수사를 지휘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수원지검에 설치된 마약범죄 합동수사본부에서 본부장직을 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재억(29기) 수원지검장은 지난달 17일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해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또 대구지검장에는 정지영 고양지청장, 부산지검장에는 김남순 부산고검 울산지부 검사, 광주지검장에는 현재 내란특검팀에 파견 중인 김종우 부천지청장이 승진 임명됐다.
기존 박혁수 대구지검장, 김창진 부산지검장, 박현철 광주지검장은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통상 법무연수원은 좌천성 보직으로 여겨진다.
세 검사장 모두 대장동 항소 포기를 결정한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구체적인 경위를 설명해달라"며 성명을 냈던 고위 간부들이다.
대검 검사급(검사장)인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되면서 사실상 강등 조처됐다. 정 연구위원은 "검찰 역사 통틀어 가장 치욕적으로 권력에 굴복한 검사로 이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검찰 내부망에 글을 남기는 등 대장동 항소 포기를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한편 이날 인사발령 직후 김창진 검사장과 박현철 검사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김 검사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사건 수사에 관여하면서 양쪽 진영으로부터 번갈아 정치검사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권력자는 한결같이 검찰을 본인들의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고,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늘 자신과 측근을 지키는 데 권력을 남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검사는 절대로 외압에 굴복하고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 정의로워야 하고, 정의롭게 보이기도 해야 한다. 그것을 제대로 하라고 신분 보장을 받는다"고 했다.
박 검사장도 이프로스에 "형사사법 체계 붕괴의 격랑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계신 검찰 가족들께 무거운 짐만 남기고 떠나게 됐다"며 "대한민국 검찰이 끝까지 국민의 인권을 지키고,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며, 정의를 실현하는 든든한 기둥으로 남아주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