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딩톡' 등 AI 녹음기·이색 목걸이형 기기도 눈길
"제조 인프라·데이터 피드백 빨라" vs "보안·신뢰 극복 과제"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 글래스는 중국 기업들의 진입이 가장 활발한 '격전지'다. 2023년 메타(Meta)가 관련 제품을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7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유사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단순 모방을 넘어 해외 판매망 확충과 기능 고도화도 이뤄지고 있다. 인모(Inmo)와 로키드(Rokid) 등은 이미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며, 샤오미와 알리바바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한 전용 제품을 중국 내수 시장에 선보였다. 특히 로키드의 신형 스마트 글래스는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QR코드를 인식해 음성 명령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기능을 탑재해 주목받았다.
AI 기반 음성 기록 장치 분야의 성장세도 매섭다. 알리바바의 업무용 플랫폼 딩톡(DingTalk)은 올해 명함 크기의 휴대용 AI 기기 '딩톡 A1'을 출시했다. 최대 8m 거리의 음성을 수집해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전사·요약·분석해 주는 기기다. 미국의 히트 상품인 '플라우드 노트'와 기능은 유사하지만, 중국 특유의 가격 경쟁력과 빠른 생산 속도를 앞세워 기업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실험적인 폼팩터(기기 형태)도 등장했다. 중국 스타트업 레레 가오상 에듀케이션 테크놀로지는 약 420달러(약 60만 원) 가격의 '목걸이형 AI 번역기'를 내놨다. 텐센트와 아이플라이텍의 AI 엔진을 탑재한 이 제품은 사용자 음성을 차폐해 외부 소음 없이 영어 회화를 연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하드웨어 제조 인프라와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소재 기술 컨설팅 기업 그린컨(Greenkern)의 톰 반 딜런 컨설턴트는 "중국은 다양한 AI 디바이스가 시장에 빠르게 유통되면서 사용자 피드백이 축적되는 속도가 타 국가보다 월등히 빠르다"며 "이러한 구조가 AI 모델 개선과 제품 고도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낮은 기준과 중국산 제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신뢰 부족, 미국과의 기술 격차 등이 제약 요인이다.
카이푸 리 01.AI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기업들이 AI 디바이스 분야에서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최종적인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평가와 신뢰 확보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