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RE코리아 “상업용 부동산 대출금 361조 역대 최대…대주 62%는 내년 대출 늘린다”

PF 부실에 LTV·DSCR 잣대는 더 깐깐…오피스·물류·데이터센터로 쏠림 심화

국내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이 361조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가운데, 주요 금융기관 대주들이 내년부터 선별적 대출 확대 기조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위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공급은 소폭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BRE 코리아는 11일 발표한 ‘2025 한국 대주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국내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가 작년 기준 361조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년간 두 배 이상 불어난 수치로, 저금리 기조와 자산 가치 상승, 기업들의 부동산 투자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유동성 리스크와 특정 자산군 쏠림이 누적되면서 대출 시장 전반에 정교한 리스크 관리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증권사, 저축은행 등 44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자의 62%가 “2026년 대출 활동을 올해보다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CBRE코리아는 "우량 자산과 사업성 검증이 끝난 PF를 골라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회를 찾겠다는 뜻"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만큼 고위험 자산 노출은 줄이고, 안정적 현금흐름이 입증된 자산에 선별적으로 자금을 배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전망도 비교적 온건했다. 응답 기관의 84%는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2.00~2.2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로 인하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대주들은 내년 상반기 중 실질적인 인하 효과가 나타나면서 시장 유동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출이 쏠리는 자산군은 뚜렷했다. 실물 대출 전략 측면에서 응답자의 75%가 ‘안정화된 오피스’, 59%가 ‘상온 물류센터’를 최우선 선호 대상으로 꼽았다. 낮은 공실률과 임차 수요가 검증된 이들 자산은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며 대주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 데이터센터와 코리빙(co-living)도 각각 20% 이상 선호 응답을 얻으며 성장 잠재력이 큰 전략 자산으로 부상했다.

심사 기준은 한층 더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신규 대출의 적정 담보인정비율(LTV)은 51~70% 구간에 응답이 집중됐고, 71% 이상을 허용하겠다는 응답은 극히 일부에 그쳤다. 캐피탈·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대주조차 LTV 70% 초과는 소수만 검토하는 수준이라는 게 조사 결과다. 부채상환능력비율(DSCR) 역시 1.0~1.4배 수준을 요구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과거 1.1~1.2배보다 현금흐름 안전 마진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PF 시장에서는 구조조정과 리스크 전이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브릿지론과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각각 17%, 30%를 넘어섰고, 본 PF 연체율도 2023년 0.96%에서 2025년 2.60%로 급등했다. 초기 단계 부실이 사업 진행 단계로 번지면서 대주들은 물류센터 개발 PF 등에 자기자본 30% 수준의 투입을 요구하는 등 자기자본비율 요건을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데이터센터 PF 대출 참여 의향은 응답 기준 50%를 웃돌아 오피스·물류에 이어 차세대 핵심 섹터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는 평가다.

최수혜 CBRE 코리아 리서치 총괄 상무는 “2026년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시장이 본격적인 전략 전환 국면에 진입하는 시기”라며 “우량 자산 중심의 선별적 확장이 유동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같은 미래형 섹터에 대한 대출이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되며 투자 활동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대출 시장은 리스크 통제, 수익성, 현금흐름 안정성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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