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투자증권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업황 호조를 근거로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를 3500~4700포인트로 상향 제시했다. 최근 지수 급등으로 가격 부담은 커졌지만,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11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조정 비율은 2025년 전망 기준 5%, 2026년 전망 기준 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익조정 비율이 플러스라는 것은 실적 전망을 올린 기업 수가 낮춘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보다 2026년 실적 전망 상향 폭이 더 크다”며 “투자자들이 시야를 점점 더 내년 이후로 옮기고 있는 만큼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KOSPI200에 포함된 종목 가운데 증권사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작년 10월만 해도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율 예상치는 전년 대비 31% 수준이었다. 현재 이 수치는 46%까지 올라왔다. 이익 상향은 대부분 반도체가 이끌고 있다. 같은 기간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전체 코스피 기준으로는 16%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는 43%, SK하이닉스는 37%나 상향됐다.
변 연구원은 “현재 이익조정 비율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 직후인 2020년 12월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당시에도 강한 실적 상향 흐름이 이듬해 1분기 실적 시즌과 2021년 연간 실적, 지수 강세로 이어졌던 만큼, 이번 4분기 실적 시즌과 2026년 실적 기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 속도에 비해 지수는 덜 오른 상태라는 분석도 내놨다. IBK투자증권은 2023년 대비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이 3년 동안 약 186%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2023년 말부터 현재까지 실제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56% 안팎에 그친다. 2024년 말 대비 2026년까지 2년 동안 영업이익은 8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스피 지수는 이보다 낮은 73% 상승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변 연구원은 “2026년 실적 전망이 앞으로 하향 조정될 위험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현재 경기 흐름과 반도체 업황, 이익조정 비율 추세를 감안하면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이 같은 우려가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들어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은 존재하지만, 내년까지 이어지는 실적 증가율을 반영하면 코스피는 아직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은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2026년 코스피 예상 밴드를 기존보다 한 단계 올렸다. 하반기 보고서에서 제시했던 2026년 상단 4000포인트를 4700포인트로 상향했고, 전체 밴드는 3500~4700포인트로 재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