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관절면 인공고관절술, “탈구 위험 낮추고 움직임 더 자유롭게”[메디컬 줌인]

박기태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 “고령 환자에 안전성이 높아” [인터뷰]

▲박기태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로 대부분 걷고, 일상생활하고,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된다. 고령이라도 망설이기보다, 재활까지 포함해 체계적으로 치료받으면 충분히 다시 걸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이대목동병원)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이 고령층에서 급격히 증가하면서, 기존 단일 관절 구조를 보완한 ‘이중 관절면’ 인공관절이 새로운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인공관절 대비 탈구 위험이 낮고 재수술을 줄이는 장점 덕분이다.

박기태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중 관절면은 말 그대로 관절 접촉면이 두 개로 구성된 구조로, 기존 단일 관절면보다 움직임이 자유롭고 수술 후 탈구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며 “특히 근육·신경 기능이 취약한 고령 환자에게 안전성이 높아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인공고관절 수술은 오랜 기간 뼈에 컵을 넣고 세라믹 관절을 결합하는 단일 관절면 구조가 주류였다. 그러나 단일관절 구조는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적이고, 다리를 과도하게 내전하거나 무릎을 붙이는 동작에서 탈구 위험이 존재했다.

박 교수는 “이중 관절면은 관절 내부에 한 번 회전축이 생기고, 그 바깥에 또 하나의 회전 범위가 추가된다”며 “구조적으로 움직임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수술 후 재활이 훨씬 수월하고, 옛날처럼 ‘다리 모으지 마세요’ 같은 제한사항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형외과 학계에서는 고관절·척추·골반 움직임의 상관성이 핵심 화두다. 특히 허리 유합술(척추 고정술)을 받은 환자는 골반 회전이 제한되면서 인공관절 탈구 가능성이 증가한다. 박 교수는 “걷고 앉고 일어나는 동작에서 골반이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하는데, 척추가 굳으면 탈구가 잦다”며 “이중 관절면은 이런 상황에서도 안전성을 보장하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노년층은 아무리 조직을 탄탄히 봉합해도 관절이 빠져나가는 힘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매, 파킨슨병과 같이 근육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서도 탈구 위험 감소 효과가 명확해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이중 관절면 사용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는 10여 년 전 10% 수준이던 사용률이 최근 20~25%까지 올라왔다”며 “재수술 비용 부담이 큰 보험 구조를 가진 국가일수록 이중 관절면 채택이 빠르다”고 말했다.

이중 관절면 인공고관절은 초기 도입 당시 폴리에틸렌 마모가 단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소재 개선으로 상당 부분 해결됐다. 현재 사용되는 고도 교차결합 폴리에틸렌(HXLPE)은 기존 세라믹과 유사한 내구성을 확보했으며, 국내에서도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되는 단계다. 다만 이중 관절면 특유의 ‘기구 내 탈구’라는 드문 합병증 가능성은 존재한다.

박 교수는 “발생률은 0~0.3% 수준으로 낮지만, 수술 시 적절한 부품 선택과 정확한 삽입 각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경험 있는 의료진과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성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박 교수는 수술을 두려워하는 환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그는 “주변에서 ‘인공관절 하고 더 불편해졌다’는 사례만 듣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걷고, 일상생활하고,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된다”면서 “고령이라도 망설이기보다, 재활까지 포함해 체계적으로 치료받으면 충분히 다시 걸을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은 최근 스포츠의학·재활 기반의 전문 고관절 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병원은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기능 회복 중심의 재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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