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말레이시아 주요 도시를 잇달아 방문하며 수변 자원을 활용한 창의적 경관 조성이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임을 재차 강조했다. 세계 최고층급 건축물 중 하나인 ‘메르데카118’에서는 K-건축의 우수성을 세계로 확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6일(현지시각) 쿠알라룸푸르 클랑강·곰박강 일대의 수변 재생 프로젝트 ‘리버 오브 라이프(River of Life)’를 찾았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홍수 문제 해결을 위해 복합터널 ‘스마트(SMART)’를 구축한 뒤 치수 안정성을 확보하자 본격적으로 수변 재생·관광 활성화 전략을 적용한 사업이다.
‘리버 오브 라이프’는 2011년부터 약 10년간 10.7km 구간을 대상으로 수질 개선, 보행 동선 정비, 역사·경관 복원, 야간경관 특화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해 침체된 하천 지역을 체류형 관광·상권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보행 접근성이 낮았던 클랑강~곰박강 합류부에 광장·전망데크·산책로를 조성해 시민과 여행객이 머무는 수변 명소로 재편했다. 야간에는 ‘블루 라이트 포그’와 미디어파사드 등을 적용한 조명이 수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지역 정체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오 시장은 8일(현지시각)에는 지능형 정원도시 콘셉트로 조성된 계획도시 ‘푸트라자야’를 방문해 수변·도시 경관 정책의 방향을 점검했다.
서울시는 한강과 334km 지천을 중심으로 ‘그레이트한강’ ‘지천르네상스’ 등 수변 활성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과거 환경·보행 여건 개선 중심이던 사업 성격을 넘어, 야간경관 연출과 관광·상권 활성화를 통한 도시경쟁력 강화에 전략을 두고 있다.
특히 홍제천은 ‘카페폭포’ 등 수변 공간 재생 이후 방문객 340만 명을 기록했고 누적 매출 42억여 원이 발생하는 등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시는 올해까지 총 17곳의 수변활력거점을 조성했다. 청계천도 복원 20년을 맞아 오간수교~나래교 구간(0.6km)에 경관조명을 우선 도입했고, 2027년까지 청계광장~오간수교 총 3km 구간을 대상으로 야간경관·미디어아트 조성을 이어간다.
오 시장은 세계 두 번째로 높은 복합개발 건축물 ‘메르데카118’과 도심 대형 녹지 ‘페르다나 보태니컬 가든’도 살폈다. 메르데카118은 높이 678m(118층) 규모의 초고층 프로젝트로, 말레이시아 전통 직물 ‘송켓’ 패턴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았으며 친환경 인증을 목표로 한 지속 가능한 설계가 도입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계획을 발표하고 랜드마크 건축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유연화에 나섰다. 올해 발표한 ‘K-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에서는 세계 1·2위 초고층 건축물을 선도한 K-건축의 경쟁력을 세계 무대에서 확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앞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 영동대로 일대 개발에 창의적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민·관 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이 찾은 ‘페르다나 보태니컬 가든’은 호수·전시정원·숲을 결합한 도시공원으로, 기후 특성에 맞춘 녹지 시스템이 도시열섬 완화와 생태 보전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도 ‘녹지생태도심’ ‘정원도시 서울’을 통해 도심 녹지 확충과 생태계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뚝섬한강공원·보라매공원·서울숲 등으로 확대하며 권역별 대규모 녹지거점을 조성 중이다. ‘정원도시 서울’ 구상 발표 이후 2년간 일상정원 1010개소를 조성했고,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방문객은 지난해 780만 명, 올해 1044만 명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