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억 넘는 아파트 거래 51% 늘었다…100억원 이상 거래도 '껑충'

서울에서 한 채에 30억 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강해진 데다 현금 자산가 중심의 거래 환경이 조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30억 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는 총 3605건(12월4일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량 2384건과 비교해 51.2% 증가했다.

30억 원 이상~50억 원 미만 거래가 1958건에서 3016건으로 54%, 50억 원 이상~100억 원 미만 거래는 403건에서 553건으로 37.2% 늘었다. 100억 원 이상 거래도 작년 23건에서 올해 현재까지 36건으로 56.5% 확대됐다.

고가 아파트 거래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에 80.5%인 2903건이 몰렸다. 강남구가 1334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서초구(977건), 송파구(592건) 순이다. 용산구(234건)와 영등포구(189건), 성동구(119건)는 100~200건 이상의 거래로 뒤를 이었다.

광진구와 동작구 30억 원 이상 거래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증가율 면에서 두드러졌다. 광진구는 지난해 5건에서 올해 33건으로 560%, 동작구는 2건에서 15건으로 650% 늘었다. 성동구(51건→119건, 133.3%)와 양천구(38건→91건, 139.5%)도 확대 폭이 컸다. 거래 건수 톱 3에 속한 송파구는 증가율도 292.1%로 상당히 높았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대장주로 몰릴 정도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계속 강해지면서 강남 3구를 필두로 선호지역 전반의 가격이 올랐고 그 중심에 현금 부자들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본지 자문위원인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핵심 단지를 찾는 수요는 많지만 공급 부족 등으로 매물이 귀해 올해 집값이 작년보다 더 올랐다"며 "가격을 낮추면서 급하게 팔 이유가 없고 비싸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지급할 여력이 있는 현금 자산가들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가장 비싸게 팔린 아파트는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다. 전용면적 273㎡가 6월에 290억 원에 거래됐다. 작년 최고가를 기록한 용산구 '나인원한남' 전용 273㎡의 250억 원보다 40억 원 높은 가격이다.

나인원한남 전용 273㎡는 올해도 250억 원으로 아크로포레스트 다음으로 높은 값에 거래됐다. 'PH129'(전용 273㎡, 190억 원), '한남더힐'(243㎡, 175억 원), '래미안원베일리'(전용 234㎡, 165억 원)도 150억 원 이상에 팔렸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에는 올해만큼 고가 아파트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겠지만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높아진 만큼 거래량 증가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100억 원 안팎의 초고가 아파트와 그 이하의 가격 흐름은 차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위원은 "현재 최상위급으로 분류되는 곳을 대체할 공급이 많지 않은데 수요는 계속돼 희소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가격대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가는 큰 영향이 없겠으나 내년 보유세 강화가 현실화되면 30억 원대 아파트를 보유한 고령층의 매도가 확대될 수 있다"며 "매물이 늘면 가격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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