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삼정KPMG 파트너 ‘글로벌 바이오산업 동향과 전망’ 발표

글로벌 바이오·생명과학 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8명은 향후 3년간 업계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은 앞으로 바이오산업 전반의 생산성·효율성·혁신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됐다.
박상훈 삼정KPMG 파트너는 4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한국 바이오경제 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은 전망과 분석을 제시했다.
현재 글로벌 바이오산업은 기술 혁신과 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 대형 제약사의 인수합병(M&A), 차세대 기술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글로벌 경쟁 구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글로벌 바이오·생명과학 산업 CEO들은 향후 시장 성장에 상당한 확신을 보였다. 삼정KPMG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56%는 향후 산업 성장을 ‘확신한다’, 23%는 ‘매우 확신한다’고 응답해 약 80%가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최근 바이오 및 생명과학 산업 전반에 걸쳐 주요 기업들이 사업을 재조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차세대 치료제 등 잠재력이 높은 분야에 재투자하며 산업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M&A에서도 확인되며 지난 12개월간 대형 제약사의 대규모 거래는 정밀 의학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파트너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는 상황에서는 M&A와 파트너십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보강하고 글로벌 운영 모델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규제 변화와 기술 고도화 속에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여전히 가치를 창출하는지 점검하고 AI 기반의 수익 구조 개선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바이오산업이 디지털화와 AI 투자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임상시험 효율화, 생산성 증대, 수익성 개선, 신제품 개발 가속 등 가치사슬 전반에서 혁신을 일으키며 산업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다만 AI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력 구조 변화와 세대 간 기술 격차가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박 파트너는 “앞으로 인재 전략은 단순히 우수 인재 확보에서 포용성과 다양성 관리까지 확대돼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고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역시 비슷한 전환기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날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2025년 바이오산업 평가 및 2026년 전망’을 주제로 국내 산업 환경을 진단했다.
오 전무는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부과 위협, 생물보안법 재추진, 비만치료제 시장 확대, 알테오젠·에이비엘바이오 등 굵직한 기술수출 성과가 이어지는 등 변동성이 큰 한 해였다”고 돌아봤다.
내년에는 산업 환경 변화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의약품 품목 관세와 약가 인하 정책이 시행되면서 K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전략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비만치료제 분야에서는 빠르면 올해 12월 첫 경구용 치료제 허가 가능성이 거론되며 시장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시장 환경이 동시에 변화하면서 국내 산업이 대응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지고 있다. 오 전무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임상 과제가 늘어나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임상 지원 확대와 메가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며 “글로벌처럼 국내에서도 임상 간소화와 신속 승인 체계를 갖춰야 한다. 또한 필수·원료의약품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약가 제도 개선과 바이오 소부장 공급망 강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