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 사상 '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대법서 금고 5년 확정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아닌 운전자 과실"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낸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청역 부근에서 역주행해 14명의 사상자를 낸 60대 운전자가 대법원에서 금고 5년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4일 오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차모 씨(69)에게 금고 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용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노역이 강제되지 않는다.

차 씨는 지난해 7월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나와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5명이 상해를 입었다.

차 씨는 경찰 조사부터 2심까지 줄곧 급발진을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1심, 2심 모두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이 아닌, 운전자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인도에서 보행 중인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와 다른 차량에 충격을 가해 운전자를 다치게 한 사고를 구분해서 볼지에 대해 판단이 나뉘었다.

1심은 각 사망·상해 사고를 별개 범죄로 보고 실체적 경합을 적용해 차 씨에게 금고 7년 6개월(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인 금고 5년에 2분의 1 가중)을 선고했다.

2심은 페달 오조작이 발단이 돼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하나의 운전 행위'라고 보고 금고 5년으로 감형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대법원도 "이 사고는 사회 관념상 하나의 운전 행위로 인한 것으로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본 원심 판단에 죄의 수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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