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계엄 막지 못해 깊이 사과…李, 계엄만 빼고 나쁜 짓 다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진의 기자 jinny0536@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당시) 여당 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이 있고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도서관 옆 출입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나라를 망쳤다면 이재명 정권은 계엄만 빼고 나쁜 짓은 다 해서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년 전 오늘 대한민국은 비상계엄이라는 위기를 겪었지만 3시간 만에 극복해냈다.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준 국민께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을 막은 것은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었다”며 “당시 여당 당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그날 밤 우리 국민의힘은 이 좁은 문으로 어렵게 국회에 들어와 계엄 해제에 앞장섰다”며 “대통령이 우리 당에서 나왔더라도 잘못된 계엄이라면 앞장서서 막고 국민 편에 서겠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 이후 1년간의 정국에 대해 “국민이 지켜낸 민주주의가 온전히 회복되지 못했고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실 앞 집회는 더 어려워졌고 ‘실세’로 불리는 측근은 국회가 불러도 나오지 않는다. 특검은 감감무소식”이라며 “자기 유죄 판결을 막으려고 사법부를 압박하고 사법부 인사에 개입하고 검찰을 없애겠다고 하고 경찰엔 정적을 공격하라고 사주하고 대장동 공범들을 재벌로 만들어줬다”고 주장했다.

또 “헌법 존중 TF라는 이름으로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10·15(부동산 정책)로 국민의 주거를 제한하고 국민이 스스로 삶을 기획하고 살아가려는 기본권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나라를 망쳤다면 이재명 정권은 딱 계엄만 빼고 나쁜 짓은 다 해서 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12·3 계엄 1주년을 여권 내부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과거의 잘못 때문에 미래의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 우리가 미래로 나가려면 과거 잘못을 단호히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지지층을 향해선 “많은 분들이 ‘잘 싸워야 한다’고 말하지만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우리는 이 나라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뤄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상식적인 시민들이 서로 생각이 달라도 ‘지켜야 한다’는 데만 동의한다면 힘을 합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 전 대표는 특히 “온 힘을 들여 만든 정권이 허망하게 무너져 고통스럽겠지만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역이었다”라며 “국민의힘이 국민 마음에서 멀어져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민주당의 폭주를 막을 힘을 잃은 것”이라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반성은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자 민주당 폭거를 저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라며 “보수정치는 다시 일어설 수 있고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책임론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사과는 받는 사람 기준이다.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은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이라며 “민주당에도 당시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다. 국민이 그만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저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이고 국민 사랑을 받고 국민의 힘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하는 사람”이라며 “국민 마음을 다시 얻지 못하면 민주당 폭거는 계속될 것이고 누구도 이를 견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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