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영업이익에도 순손실
수천억 차입에 금융비용이 영업이익 웃돌아

코스피 상장사 대창이 12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한 가운데 조달한 자금을 모두 운영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이 3400억 원에 달하고, 총 차입금은 4455억 원으로 나타나면서 채무 상환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창은 이달 1일 EB 12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교환 대상은 자사주 793만1262주이며, 교환가액은 1513원이다. 발행 당시 종가 1260원 대비 20% 높은 수준이다. 인수자는 수성자산운용, 에스피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엘엔에스자산운용 등이다.
대창은 조달한 자금을 모두 운영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동과 황동분 등 원재료 구매에 사용한다. 대창은 1974년에 설립된 동합금 계열 비철금속 전문 제조업체로, 국내 황동봉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창은 EB 조달 자금을 모두 운영자금에 사용하지만, 급하게 꺼야 할 불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창은 매출액과 영업이익만 보면 실적이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대창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1조694억 원, 영업이익은 214억 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13억 원이다.
하지만 순이익은 거의 손실 구간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억 원이지만, 3분기만 떼놓고 보면 14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36억 원이었는데, 2023년에는 251억 원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도 매각 예정 자산 처분 이익 91억 원이 없었다면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수백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도 순손실을 내는 이유는 수천억 원의 부채에 따른 금융비용 탓으로 추정된다. 올 3분기 말 기준 대창의 유동부채는 4088억 원이며,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만 3394억 원이다. 이에 금융비용만 올 3분기 누적으로 352억 원을 지출했다. 영업이익보다 금융비용이 큰 셈이다. 대창은 금융비용 중 이자비용에만 139억 원을 지출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창이 금융비용에 사용한 금액은 각 729억 원(2022년), 589억 원(2023년), 604억 원(2024년)이다. 이자비용으로는 각 218억 원, 220억 원, 169억 원을 썼다.
결국 대규모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에 대규모 자금을 쏟으면서 순손실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차입금을 갚을 재원도 부족한 상황이다. 대창의 9월 말 연결 기준 유동자산은 4690억 원이다. 이중 재고자산 2286억 원을 제외하면 가용 가능한 자산은 당좌자산 2404억 원이다. 장·단기 차입금이 4455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당장 가용 가능한 자산보다 빚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창은 자사주 16.26% 중 8.7%를 EB로 발행하면서 채무 상환에는 자금을 투입하지 않았다. 대창 관계자는 "원재료 구매 비용을 차입해서 사용해 왔는데 재무상태를 고려해 EB를 발행해 마련했다"며 "채무 상환 관련해 연장이 어려운 경우 상환할 예정이지만, 추가적인 상환 계획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