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남산 재정비에 나선다. 남산은 연간 1100만 명이 찾는 대표 명소임에도 접근성 불편, 시설 노후, 생태 훼손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만큼 시는 남산을 “세계인이 찾는 남산, 더 즐겁게 더 푸르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일 서울시는 ‘더 좋은 남산 활성화 계획’ 발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남산은 서울의 정체성과 역사를 품은 장소이자 자동차 88만대 배출량에 상응하는 탄소 흡수 능력을 갖춘 도심의 대표 녹지”라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K콘텐츠 확산 이후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즐길 수 있는 환경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시는 남산 활성화의 핵심 과제로 △남산 접근성 불편 △노후 인프라 △생태환경 위협을 제시했다. 시는 1991년 ‘남산 제모습 찾기’, 2007년 ‘남산 르네상스’, 2023년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등 보전과 재생을 이어왔으며 지난해 ‘남산 조례’를 제정하고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지정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법정 계획에 따른 본격적인 활성화 사업에 들어간다.
접근성 개선을 위해 명동역에서 남산 정상까지 약 5분 만에 이동 가능한 남산 곤돌라를 도입한다. 휠체어와 유모차 탑승이 가능한 10인승 캐빈 25대가 운영되며 시간당 2000명 이상 수송된다. 긴 대기줄과 가파른 계단 등으로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동 약자도 쉽게 정상부에 오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현재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이 제기한 소송과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공사가 공정률 15% 상태에서 중단됐다. 이달 19일 본안 판결이 예정돼있다. 서울시는 승소할 경우 즉시 공사에 착수해 2027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이다. 곤돌라 운영 수익은 ‘지속 가능한 생태·여가 기금’으로 조성, 남산 복원과 여가 공간 확충에 투자한다.
김 본부장은 “패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즉시 항소할 것이며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면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추진이 가능하다. 현재 국토부 등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남산 주변 보행환경도 정비한다. 지장물 철거, 도로 공간 재편, 도보 확장 등을 통해 명동·남대문시장·해방촌·경리단길 등에서 남산까지 걸어서 이동하기 편하게 만든다. 3개 주요 진입 구간에는 웰컴가든을 조성해 외국인 관광객 이동 동선도 정돈한다. 남산 내부 산책로는 올해 개장한 하늘숲길과 북측숲길을 포함해 총 1.9km가 연결되며 5대 테마숲길로 정비된다.
남산 정상부는 사방에서 조망 가능한 360도 전망대로 조성된다. 상부는 전망대, 하부는 쉼터로 구성하고 야간 조명과 미디어월을 도입해 낮과 밤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남산 곳곳에는 조망거점 4곳, 촬영형 2곳, 생태형 2곳 등 총 8개 조망거점을 조성하고 숲·폭포·물길을 활용한 휴식형 공간도 마련한다. 외국인 안내센터 2곳 신규 설치, 다국어 안내판 확대, 데크·계단·화장실 등 노후 인프라 정비도 추진한다.
역사·문화·참여형 콘텐츠도 확대한다. 한양도성 탐방과 유적 전시관 관람, 테마 러닝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 콘텐츠 기반의 커버댄스 챌린지와 가드닝 체험 프로그램 등도 진행된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도 신설된다.
생태환경 회복도 병행된다. 소나무림 보전지역 확대, 자생수종 복원, 위해식물 제거, 폐약수터 생태 복원 등 산림·식생 회복을 추진하고 인공 수계를 개선해 생태 연결성을 강화한다. 예장자락 경관을 가려온 서울소방재난본부 건물은 2031년 이전 이후 철거해 녹지 경관을 회복하고 부지는 생태 아카이브 공간으로 조성한다.
김 본부장은 “이번 계획으로 서울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해 온 남산의 가치가 다시 서고, 남산이 서울의 핵심 관광·여가 거점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남산 복원을 계기로 서울이 세계 5위 글로벌 도시에 올라설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