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활용 96억 교환사채 발행...현 주가 대비 20% 할증

방위산업체 휴니드가 올해 적자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도 발행가액이 현 주가 수준보다 20%나 할증된 조건으로 기관투자자들의 베팅을 끌어내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회사의 현재 실적보다는 해외 항공사업을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성에 기관들이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니드는 자사주 102만5526주(총 주식 대비 7.26%)를 활용해 96억 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했다. 표면·만기 이자율은 모두 0%로 책정됐으며, 교환청구는 이달 16일부터 2030년 11월 9일까지 가능하다.
특기할 만한 점은 교환가액이 주당 9351원으로 결정되면서, 교환가액 산정 기준 주가에 20%의 할증이 붙었다.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 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나 EB의 경우 할인이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조건이다. 휴니드의 미래가치가 현재 주가보다 최소 20% 이상 높을 것이라는 전망에 기관투자자들이 동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투자 유치가 더 주목받는 배경에는 휴니드의 올해 부진한 실적이 있다. 휴니드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1044억 원, 영업손실 6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이 38.5% 감소하고 적자 전환했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군 차세대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업 중 대용량 무선전송체계(HCTRS)의 양산이 종료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TICN 관련 선수금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었으나, 양산이 마무리되면서 현금흐름이 순유출(-)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역시 대규모 해외 항공사업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운전자금 부족을 이번 EB 발행의 목적으로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2025년 방산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1.0% 감소한 1210억 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매출 감소 사이클의 저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기대처럼 휴니드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이번 EB로 조달된 자금은 전액 해외 항공사업 원자재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투입될 예정으로, 회사 역시 해외 항공사업 비중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휴니드는 항공업황 회복에 따른 신규 수주 가능성이 높으며,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글로벌 방위비 증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 항공사업 부문의 수요가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회사의 현재 해외사업 누적 수주액은 1억6000만 달러 규모에 달하며, 수주잔고는 3분기 1758억 원 대비 842억 원 늘어난 약 2600억 원 수준이다.
휴니드는 TICN의 후속 시장으로 예상되는 이동형 전술 네트워크(MANET) 및 비행 네트워크(FANET) 사업 관련 수주 기대감도 높다. 최근 파블로항공과 FANET 기반의 군집 드론 통신체계 공동개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미래 전장 환경에 필수적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승진 서울평가정보 연구원은 “올해는 방산 중심의 기존 사업모델이 조정되는 실적 저점기에 해당하고, 해외 부문에서의 성장으로 비중이 균형화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근 보잉 외 글로벌 항공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부터 연속적인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해외 수주잔고 또한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어, 이러한 매출 인식은 향후 2~3년 동안 휴니드의 실적을 강하게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