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해동반도체공학상 수상⋯“韓 AI 반도체 기술력 증명”

국내 최고 권위의 반도체 부문 상
‘레니게이드’ 상용화 성과 속도
학·산 협력 확대하며 유니콘 등극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국내 인공지능(AI) 팹리스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며 해동반도체공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으로 퓨리오사AI는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기술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퓨리오사AI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AI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를 잡고, 이 회사가 그 중심에 설 것이라는 판단에 첫 공식 행보로 찾았던 기업이다.

1일 본지 취재 결과, 백 대표는 올해 해동 반도체공학상 시상식에서 기술상을 수상했다. 해동 반도체공학상은 고(故)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 유지에 따라 반도체 인재 육성을 통한 학문과 기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제정된 국내 최고 권위의 반도체 상이다. 이번에 퓨리오사AI가 해당 상을 받으면서 AI 반도체가 국내 전체 반도체 생태계에서 주요 축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백 대표는 신경망처리장치(NPU) 설계·최적화 분야에서 국산 기술력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린 공로가 인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AMD와 삼성전자 출신 엔지니어로, 2017년 퓨리오사AI를 설립했다.

퓨리오사AI는 2021년 컴퓨터 비전용 1세대 칩 ‘워보이’에 이어 지난해에는 HBM3를 탑재한 2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레니게이드’를 개발했다. 현재는 3세대 제품도 개발 중이다. NPU는 딥러닝 등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다. 현재 주로 쓰이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범용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의 연산을 저전력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레니게이드의 경우 엔비디아의 추론용 AI 반도체 ‘L40S’와 성능은 비슷하지만, 전력 효율은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를 찾아 백준호 대표와 회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특히 올해는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며 구체적인 성과도 속속 거두고 있다. 7월에는 레니게이드를 LG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엑사원(EXAONE)’에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GPU 외 솔루션이 기업의 거대 LLM에 도입된 기념비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앞서 양사는 레니게이드를 엑사원 3.5 모델의 파일럿 환경에 적용해 약 8개월간 집중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기존 GPU를 적용했을 때보다 대비 전력당 성능이 2.25배 향상되는 사실을 입증했다.

학계와도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퓨리오사AI는 서울대학교가 주관하는 차세대반도체혁신융합대학과 함께 레니게이드를 활용한 ‘조선왕조실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약 5000만 자에 달하는 조선왕조실록 빅데이터에 AI 기술을 접목해 검색 증강 생성(RAG)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질의응답 시스템을 갖춘 조선왕조실록 전용 AI 챗봇 서비스를 개발한다. 퓨리오사AI는 이미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퓨리오사AI는 7월 시리즈 C 브릿지 라운드에서 총 17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프리머니 기준 약 8300억 원, 포스트머니 약 1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그보다 앞선 3월에는 미국 빅테크 메타가 제안한 약 1조2000억 원 규모 인수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됐다. 당시 백 대표의 자체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기술 독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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