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물난리로 수백명 사망...국가비상사태 속출

인니·태국·스리랑카·말레이 등 참변
도로·전기·수도 끊기고 고립 속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갑작스레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 이후 주민들이 11월 29일(현지시간) 다친 이들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수마트라(인도네시아)/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태국·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수십년 만에 가장 강한 폭우가 강타하면서 약 일주일새 수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BBC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는 폭우와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섰다. 또 수십 명이 실종 상태임에 따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도로가 끊기고 인터넷과 전력이 부분적으로만 복구된 상태에서 현지에서는 계속해서 대피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악천후로 구조 작업이 지연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에 따르면 수만 명이 대피했음에도 여전히 수백 명이 고립돼 있다. 최악의 피해 지역인 타파눌리에서는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식료품점을 약탈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도네시아 정부에는 수마트라에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해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하라는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태국 남부 송클라주에서는 수위가 최대 3m까지 오르며 지난 10년 사이 최악의 홍수로 최소 145명이 사망했다. 홍수 피해를 입은 10개 주 전체 사망자는 160명을 넘어섰으며, 38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태국 정부는 이날 밝혔다.

핫야이 시는 하루 동안 335mm의 폭우가 쏟아지며 약 300년 만에 가장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핫야이의 한 병원에서는 시신이 몰리면서 영안실이 감당하지 못해 냉동 트럭으로 옮기는 일도 벌어졌다. 핫야이 주민 타니타 키아우홈은 BBC 태국어 서비스에 “7일 동안 물에 갇혀 있었는데 어떤 기관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가족을 잃은 가구에 최대 200만 바트(6만2000달러, 9000만 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구호 조치를 약속했다.

스리랑카에도 사이클론 디트와가 강타하며 사망자 130명 이상, 실종자 약 170명이 발생했다고 당국은 알렸다. 스리랑카 정부는 최근 몇 년래 가장 큰 기상 재난 중 하나를 겪고 있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당국에 따르면 1만5000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됐고 약 7만8000명이 임시 대피소로 이동했으며, 국가 전체의 약 3분의 1 지역에서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긴 상태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사망자는 훨씬 적지만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홍수로 북부 페를리스주 일부가 물에 잠겼고, 2명이 사망했으며 수만 명이 대피소로 이동했다.

기상학자들은 필리핀의 태풍 ‘코토(Koto)’와 말라카 해협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한 사이클론 ‘세냐르’의 상호작용이 동남아시아에 극단적 기상 상황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지역의 연례 몬순 시즌은 일반적으로 6~9월에 집중되며 많은 비를 동반한다. 기후변화는 폭풍의 강도와 지속 기간 등 패턴을 변화시키며 더 많은 폭우, 돌발 홍수, 강한 바람을 유발한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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