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에어버스 리콜 긴급 대응…항공대란 피했지만, 여진 지속

A320 6440대 대규모 리콜
소프트웨어 밤샘 업데이트 조치
한국도 30일까지 조치 완료
일부 항공사, 정비 여력 부족에 영향 장기화 우려

▲에이버스 A320 계열 기체. (EPA연합뉴스)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가 주력 기종 A320 계열 여객기에 대규모 리콜 명령을 내렸다. 이에 세계 곳곳에서 항공기 결항과 지연 사태가 우려됐지만 신속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혼란은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다만 아시아와 중남미 항공사들은 항공편 결항과 지연 등이 일어났다. 일부 항공사는 구형 기종을 보유하고 있고 정비 여력이 부족해 영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ㆍCNNㆍ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에어버스와 항공사들의 신속한 조치로 전 세계 공항과 항공사에서 대규모 항공대란이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에어버스는 전날 A320 계열 여객기에 대해 급강하를 비롯해 비행 안전에 심각한 이상을 미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문제를 이유로 세계적인 리콜을 단행했다. 이는 10월 30일 멕시코 칸쿤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미국 항공사 제트블루 A320 여객기가 비상 착륙해 승객 10명이 다친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기체 고도를 급격히 떨어트릴 우려가 있는 소프트웨어 문제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현재 영향을 받는 항공사와 승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에어버스 항공기에서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A320은 1988년 처음 생산된 후 9월까지 1만2257대가 팔려 보잉 737을 제치고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기종이다. 주요 저비용 항공사들이 주로 사용한다. 현재 운항 중인 1만1300대 가운데 절반 가량인 6440여 대가 리콜 대상이어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당초 관측됐다. 특히 미국은 추수감사절(27일) 연휴 직후 발표돼 성수기 항공 수요에 차질이 점쳐졌다.

그러나 에어버스는 항공기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조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항공사들은 규제 당국의 지시에 따라 에어버스 A320 항공기의 소프트웨어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밤샘 작업을 진행하며 운항 재개를 위한 문제 해결에 나섰고 수습 국면에 이를 수 있게 됐다. 항공사들은 해당 항공기에서 기수 각도를 계산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전 버전으로 되돌렸다.

일부 노후 항공기에서는 하드웨어 교체까지 필요하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드는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한 기체는 당초 예상인 약 1000대보다 줄어든 상태라고 업계 소식통들은 전했다.

션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미국 항공사들이 상당한 진전을 보고하고 있으며, 일요일 자정까지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행객들은 큰 혼란을 예상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한국도 타격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성명에서 “국내 운항 중인 A320 계열 여객기의 약 절반인 42대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며 “30일 오전 중으로 조치를 완료해 항공대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30일에도 전일본공수(ANA)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일부 항공편이 결항하고 지연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았고 사태는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다만 장비 교체가 필요한 비행기는 수리 기간이 수주 걸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콜롬비아 아비앙카항공은 “자사 보유 항공기의 70% 이상이 영향을 받았다”며 “내달 8일까지 항공권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체 문제로 인한 대규모 운항 중단 사례로는 2013년 미국 보잉의 중형기 ‘787’ 발연(기내 연기) 문제로 세계 항공사들이 운항을 일시 중지한 사례가 있다. 2019년에는 추락 사고가 잇따랐던 보잉의 ‘737MAX’를 둘러싸고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대규모 결항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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