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통장 1조1000억 급증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사실상 멈췄다. 10·15 대책 이후 한도가 축소되고 연말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다. 반면 주담대가 막히자 자금 확보 수요가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으로 이동하며 신용대출은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7일 기준 768조1538억 원이다. 이달 증가액은 1조5319억 원으로, 10월(2조5270억 원)보다 축소됐지만 9월(1조1964억 원)보다는 컸다. 하루 평균 증가액도 567억 원으로 전월(815억 원)보다 적다.
특히 주택담보대출(610조9284억 원)은 증가 속도가 뚜렷하게 둔화했다. 이달 들어 늘어난 금액은 2823억 원에 그치며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 평균 105억 원 증가로 사실상 제자리인 셈이다.
반대로 신용대출(105조8717억 원)은 이달 1조1387억 원 늘며 2021년 7월 이후 최대 폭을 기록했다. 이 중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3843억 원으로 한 달 만에 9171억 원 증가해 일반 신용대출 증가분(2216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신용대출이 급증했지만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단기간에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8일 기준 혼합형(고정) 주담대 금리는 연 4.020∼6.172% 수준이다. 지난 2023년 말 이후 2년 만에 상단이 6%대를 넘어섰고, 하단도 약 1년 만에 4%대로 올라섰다. 실제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말 이후,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이후 각각 처음이다.
지난달 말(연 3.690∼5.832%)과 비교하면 혼합형 금리 하단은 0.330%포인트(p), 상단은 0.340%p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채 5년물이 3.115%에서 3.429%로 0.314%p 상승한 영향이다.
신용대출(1등급·만기 1년) 금리도 연 3.610∼5.100%였으나 최근 3.830∼5.310%로 상·하단이 각각 0.210∼0.220%p 올랐다. 지표인 은행채 1년물이 0.119%p 상승한 결과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연 3.820∼5.880%) 역시 같은 기간 상단이 0.256%p 뛰었다. 코픽스 상승 폭은 0.05%p에 그쳤지만, 강화된 가계대출·부동산 규제에 대응해 은행이 가산금리를 더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금리 인하 기대도 약해지면서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대출자들의 금리 부담은 앞으로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