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 이상, 국내투자 40% “줄인다”…해외는 46% “늘린다”
기업 절반 “경기 회복, 2026년에 본격화”…영업이익은 ‘유사’ 전망 40%

300인 이상 대기업이 내년 국내투자는 줄이고 해외투자는 늘리는 ‘투자 대이동’에 나설 전망이다. 고금리·고환율·고비용 구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내수 중심 전략에서 글로벌 확장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일 발표한 ‘2026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에서 대기업의 내년 국내투자는 축소, 해외투자는 확대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300인 이상 기업 가운데 국내투자를 줄이겠다(40.0%)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해외투자는 늘리겠다(45.7%)는 응답이 우세했다. 이번 조사는 30인 이상 기업 229개사 CEO 및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026년 경영계획 기조는 ‘현상유지’(39.5%)가 가장 많았다. ‘긴축경영’은 31.4%, ‘확대경영’은 29.1%로 나타나 지난해 대비 긴축 비중이 줄었다. 특히 긴축경영을 선택한 기업의 구체적인 시행계획은 ‘인력운용 합리화’(61.1%)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응답이 1순위로 올라선 것은 2017년 전망 조사 이후 9년 만이다.
전체 기업 기준으로 내년 투자계획은 ‘금년 수준’(48.3%)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규모별로 보면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즉, 대기업은 내수보다 해외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흐름을 보였다. 300인 미만 기업은 국내·외 모두 ‘금년 수준’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채용계획 역시 전체의 52.3%가 ‘금년 수준’을 택했지만, 300인 이상 기업의 채용 축소(41.0%) 비중은 중소기업(17.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응답 기업의 48.9%는 이미 회사 차원에서 AI를 도입했다고 답했다. 도입 비중은 300인 이상(69.1%)이 300인 미만(40.4%)보다 크게 높았다.
AI 활용 기업 가운데 91.1%는 “업무 생산성·효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고, 체감하는 평균 생산성 향상폭은 15.5%에 달했다. 일자리 영향에 대해서는 대부분(59%)이 “대체와 창출이 상쇄돼 전체 일자리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절반 이상은 2026년을 경기 회복 본격화 시점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 시점을 ‘2026년 상반기’로 본 기업은 21.8%, ‘하반기’는 31.0%였으며, ‘이미 회복했다’는 응답은 4.8%에 그쳤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6%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KDI·IMF 등 주요 기관 전망(1.8% 안팎)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이익 전망은 ‘금년 수준’(39.7%)이 가장 많았고, ‘증가’(34.9%), ‘감소’(25.3%) 순이었다.
경총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대기업의 투자·채용 축소 응답이 여전히 높다”며 "기업들이 국내에서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고용을 확대하려면 규제 최소화와 노동시장 유연화 같은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