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에 더 강해진 '메이드 인 차이나'…한국 제조업 압박↑

대미 수출 급감, EU·아세안·아프리카로 만회
수출 증가율 1분기 5.6% → 3분기 6.5%로 상승
AI 기술 결합 시 지배력 확대 가능성
한국·독일·일본 제조업 경쟁 심화 경고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하루 앞둔 2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시각 3일 오전 5시(현지시각 2일 오후 4시) 전세계 각국을 상대로 즉시발효를 전제로 한 상호관세를 발표한다. 우리 수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 큰 장벽이 생기는 셈이다. 이미 품목별 관세가 부과됐거나 예정된 자동차, 철강재 등은 예고된 이중관세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미국과의 관세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수출 시장을 빠르게 다변화하며 제조업 지배력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 등 경쟁 제조국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다.

한국은행은 28일 공개한 '최근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 가속화 현상 평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관세정책이 일부 완화된다 하더라도 미·중 간 전략 경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은 수출국 다변화 노력을 지속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한층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수출국 다변화가 단기적으로는 미국향 수출 감소를 완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흥시장 등 미국 외 권역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존재감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의 통관 기준 수출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올해 1분기 5.6%에서 2분기 6.1%, 3분기 6.5%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미국의 관세 압박에도 전체 수출이 흔들리지 않은 이유는 다른 시장에서 판로를 빠르게 확보한 덕이라는 의미다.

올해 2∼3분기 중국의 대미 수출은 26% 급감했지만, 같은 기간 EU·아세안·아프리카 등 미국 외 지역으로의 수출은 12%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로 중국 수출의 시장 집중도를 나타내는 HHI(허핀달-허쉬만 지수)는 올해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 가속화로 미국 이외 국가에서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제조업 경쟁력에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경쟁력까지 접목되면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역할이 더 강해지고 중국 제조업의 글로벌 지배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독일·일본 등 다른 제조업 중심 국가의 어려움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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