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아 문화 예술 교류의 흐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부산–후쿠오카 연극인들이 함께 꾸려온 ‘하나로 프로젝트’가 팬스타크루즈와 손잡고 선상 공연을 성공적으로 올리며 양국 문화교류의 상징적 장면을 연출했다.
팬스타크루즈는 지난 23·24일 이틀간 파라다이스호텔과 함께 운항 중인 팬스타 미라클호에서 한일 커플의 결혼식 문화 차이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연극 '세레모니’'를 선보였다. 실제 크루즈 환경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크루즈 선상에서 재해석돼 공연된 것은 처음이다.
'세레모니'는 2017년 한일 연극인 교류 프로젝트 '하나로 프로젝트'가 공동 창작한 작품으로, 초연 당시 부산극단 배우창고의 박훈영 작가가 대본을 맡았고 부산·후쿠오카 연출가들이 공동 연출했다.
올해 공연은 부산 연극제작소 청춘나비가 제작을 맡고 차승호 연출가가 선상 무대에 맞춰 작품을 재구성했다.
무대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문화적 공감'을 중심에 두었다. 한국 배우의 연기에는 일본어 자막이, 일본 배우의 연기에는 한국어 자막이 제공돼 국적을 넘어 관객의 몰입을 이끌었다.
특히 결혼식 축하 장면에서는 한국·일본 승객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관람객들이 함께 춤을 추며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팬스타크루즈가 먼저 협력 의사를 내며 급물살을 탔다. 김현겸 회장이 한일 문화교류의 의미에 공감해 흔쾌히 지원을 결정했고, 해양대학교 김태만 교수, 일본의 세아미 프로젝트, 부산의 사회적기업 어반브릿지가 교류 코디네이터로 참여해 양국 협업 구조를 정교하게 다듬었다.
한일 연극 교류는 2014년 시작됐으나 코로나19와 최근 몇 년간의 문화예산 축소로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해 한일수교 60주년을 계기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예술가 주도의 교류라는 점도 관계 개선 논의가 정치 외교를 넘어 문화·시민 교류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나로 프로젝트’ 측은 "정치가 멈춰 있을 때 예술은 국경을 넘어간다"며 "이번 공연이 새로운 한일 문화 플랫폼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