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내년 세계 각국의 정부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놨다. 장기금리 상승과 높은 부채 비용, 정치적 양극화가 맞물리며 대부분 국가의 재정 및 제도적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역시 고령화·지출 경직성 확대·대외 환경 불확실성 속에서 구조적 재정여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평가했다.
27일 무디스는 ‘정부 신용전망-글로벌’ 보고서를 통해 “성장이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이 크게 통제되고 있음에도,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재정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며 “높은 부채 수준은 대부분 정부의 충격 대응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선진국의 지출 항목 중 60% 이상이 정치·사회적으로 축소가 어려운 분야에 고정돼 있어 구조적 지출 조정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도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고령화로 인한 사회지출 압력이 누적되면서 재정항목 조정 여력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이자비용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국채 구조를 갖고 있어 글로벌 금리 변동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된다.

글로벌 환경 역시 부담 요인이다. 무디스는 내년 세계 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 정책 불확실성과 중국 성장 둔화, 유럽 정치 분열 등이 무역과 투자 흐름을 막아 정책 효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 국채수익률은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2000년대 중반 수준까지 상승해 대부분 국가의 부채 부담을 높이고 있다.
무디스는 “구조적 개혁 없이는 재정여력 회복이 쉽지 않고, 정치적 리스크가 완화되지 않는 한 신용도 상향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정부 신용도의 중기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