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HD현대·KAI...민간 주도 우주 사업 전환의 주역들 [누리호 4차 발사]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4차 발사를 위한 이송 및 기립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7일 오전 1시 13분 4차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4차 발사는 정부 주도로 진행됐던 앞선 발사들과 달리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총괄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핵심 공정을 맡으면서 민간 중심의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배경훈 부총리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에서 진행한 누리호 4차 발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했다"며 "이러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누리호 4차 발사에는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 조립, 운용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민간 우주산업 역량 강화와 기술 고도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2월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으로 공식 선정됐다. 향후 2026년 5차 발사와 2027년 6차 발사에도 제작 및 운용을 지속적으로 맡으며 국내 민간 우주 발사 산업의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는 7월엔 항공우주연구원과 약 24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2032년까지 직접 누리호를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통상 실시권을 확보한 것으로 5차 발사에서는 발사지휘센터, 발사관제센터 등의 참여 인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이 구축한 발사대에서 발사 준비를 마친 누리호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은 누리호 '발사대시스템'을 총괄하며 힘을 보탰다. 2020년 완공된 제2발사대(지하 3층, 연면적 약 6000㎡) 기반시설 공사를 완료하고 발사대 지상기계설비, 추진제공급설비, 발사관제설비 등 발사대시스템 전 분야를 독자 기술로 설계·제작·설치했다. 특히 누리호 발사대시스템 공정 기술의 100%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07년 나로호 발사대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누리호 1~4차 연속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발사 운영 역량을 축적해 왔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4차 발사 성공으로 국내 독자 기술로 구축한 발사대시스템의 안정성이 확인됐다"며 "누리호 5·6차 발사 운용과 함께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KAI는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차세대중형위성 3호(차중위성 3호)를 총괄 주관해 제작했다. 발사체의 핵심부품인 1단 추진체 제작과 발사체 총조립까지 수행하면서, 발사체와 위성을 아우르는 우주사업 역량을 뽐냈다.

차중위성 3호는 우주기술확보와 우주과학임무 수행을 위해 제작된 위성으로 KAI가 독자적으로 국내 개발했다. 차중위성 3호는 향후 3개의 탑재체를 활용 △지구 오로라 및 대기관 관측(한국천문연구원) △우주 플라즈마-자기장 측정을 통한 전리권 교란현상 관측(KAIST) △바이오 3D 프린팅 기반 줄기세포 3차원 분화배양 검증(한림대학교) 임무를 수행한다.

KAI는 향후 위성 수출 사업화 역시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김지홍 KAI 미래융합기술원장은 “차중위성 3호의 발사 성공은 국내 민간 주도 우주 산업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