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1위' 덕양에너젠, IPO 재무 걸림돌 해소…합작법인·구주매출은 숙제

(덕양에너젠)

덕양에너젠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코스닥 입성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다만 합작법인(케이앤디에너젠) 투자 부담과 낮은 수익성, 구주매출 비중 등은 여전히 점검해야 할 변수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덕양에너젠은 최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덕양에너젠은 연료용 가스 제조 및 배관 공급 업체로, 국내 최대 수소 생산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약 710억 원, 매출액 약 1374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심사에 앞서 재무적 걸림돌을 제거했다. 지난 4월 티그리스투자조합60호가 보유하고 있던 50억 원 규모 RCPS를 전액 상환하면서 관련 금융부채를 해결했다. 해당 RCPS는 투자자에게 상환권이 있고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이 있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상 자본이 아닌 금융부채로 분류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만 이자비용 약 1억5000만 원과 파생상품평가손실 약 6700만 원이 발생해 순이익을 깎아먹었다. 덕양에너젠은 이를 선제적으로 상환함으로써 오버행 이슈와 손익 변동성을 동시에 잠재운 셈이다.

다만 아직 남은 과제도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합작법인 ‘케이앤디에너젠’ 관련 리스크다. 덕양에너젠은 극동유화와 각각 지분율 50%로 케이앤디에너젠을 설립, S-OIL ‘샤힌 프로젝트’에 투입될 수소 생산·공급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앤디에너젠에 대한 출자액은 총 230억 원이며, 올해 이후 약 268억 원의 추가 출자가 예정돼 있다.

케이앤디에너젠은 샤힌 프로젝트에 총 2200억 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으로, 이 과정에서 1200억 원 규모 차입금을 일으키고 있다. 덕양에너젠은 지분율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웃도는 643억 원을 채무보증 형태로 제공하고 있어 향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적 측면에서도 합작투자는 아직 마이너스 구간이다. 케이앤디에너젠은 지난해 2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덕양에너젠은 이에 따른 지분법손실 13억 원을 인식했다. 덕양에너젠 포괄손익계산서에서도 지분법손익 -13억 원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대비 순이익 증가폭을 제한했다. 합작법인의 적자가 계속되면 덕양에너젠의 배당 여력이나 재투자 여력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배구조는 안정적인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 김기철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86.54%로, 경영권은 탄탄하다. 다만 높은 지분 집중도 탓에 상장 후 유통주식수가 상대적으로 적게 남을 가능성이 있어 거래 유동성 측면에선 점검 포인트로 꼽힌다. 특히 공모 예정 주식 750만 주 가운데 구주매출이 약 3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여부도 살펴야 할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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